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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 대전=정다워기자] “이제 45분이 끝났을 뿐이다.”

이민성 대전하나시티즌 감독은 26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김천 상무와의 K리그 승강플레이오프 1차전 승리 후 이렇게 말했다. “후반전을 준비해야 한다. 지난해의 아픔을 잊지 않고 있다. 같은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더 철저하게 준비하겠다.” 결승골의 주인공 주세종도 “180분 중 90분이 끝났다. 상대 홈에서 하기 때문에 2차전을 잘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8545명의 관중은 승리를 만끽했지만 선수단과 구단 관계자들은 차분한 자세를 유지했다.

첫 경기를 잡으며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지만 이 감독과 대전 구성원들이 들뜨지 않는 이유가 있다. 1년 전 승강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승리했지만 2차전에서 패해 승격에 실패한 쓰라린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대전은 흔히 말하는 ‘설레발’은 최대한 자제하고 곧바로 2차전 준비 모드로 들어갔다.

여전히 긴장감이 넘치지만 1차전에서 얻은 성과는 많다. 첫 경기서 대전은 경기 초반 상대 템포를 따라가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처럼 보였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주도권을 잡아내며 대등하게 싸웠다. 무엇보다 선제골을 허용하고도 역전에 성공한 점이 고무적이다. 1부리그 소속 팀을 상대로 밀리지 않은 만큼 대전은 자신감을 갖고 2차전에 임할 수 있게 됐다.

이 감독의 전술적인 선택도 적중했다. 대전은 시종일관 강한 전방압박으로 김천이 잘하는 유려한 빌드업을 방해하려고 했다. 이로 인해 김천이 K리그1 파이널 라운드에서 보여줬던 수준 높은 패스 플레이를 구사하지 못했다. 특히 중원의 사령관 이영재를 꽁꽁 묶어 창조적인 패스, 위협적인 슛이 나오지 못하도록 했다. 김태완 김천 감독도 “상대의 압박에 고전했다. 대전이 준비를 잘해서 나왔다”라며 전술 싸움에서 밀렸다는 점을 인정했다.

대전이 시즌 막판에 보인 ‘위닝 멘탈리티’가 이어진 점도 긍정요소다. 대전은 지난 8월31일 서울 이랜드에 패한 이후 2개월 가까이 지지 않고 있다. 이번 승강플레이오프를 포함해 10경기에서 7승3무로 높은 승률을 유지하고 있다. 김천전에서도 경기를 뒤집는 저력을 보여줬다. 대전은 2차전서 패하지만 않아도 승격할 수 있다. 방심해서는 안 되지만 유리한 입장에 있는 것은 분명하다. 웬만하면 지지 않는 지금의 기세를 유지한다면 2차전에서도 버틸 수 있다.

2차전은 29일 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다. 이제 승격까지 딱 한 걸음 남았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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