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준우 기습번트에 동점내준 모리만도[포토]
SSG 선발 모리만도가 5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KBO리그 키움히어로즈와 SSG랜더스의 한국시리즈 4차전 2회말 1사 1,3루에서 키움 8번 신준우에 기습번트 안타를 내준 후 로진백을 바닥에 내동댕이치고 있다. 고척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고척=장강훈기자] 단기전은 약점을 상쇄할 만한 준비가 필요하다. 정규시즌을 현미경 분석해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들기 때문이다. SSG 숀 모리만도(30)가 곤욕을 치렀다.

모리만도는 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 한국시리즈(KS) 4차전에 선발등판했다. KS 준비 기간 동안 구위가 썩 좋지 않아 불안감을 노출했는데, 통합우승으로 가는 중요한 길목에서 선발 등판 중책을 맡았다. SSG 김원형 감독은 “어제(4일) 패했다면 상황이 복잡했을 수 있다”는 말로 모리만도가 좋은 상태는 아니라는 것을 간접적으로 인정했다.

김 감독은 “선발투수는 흐름을 탄다. 1차전 김광현부터 어제 오원석까지 선발 투수들은 모두 잘 던졌다. 특히 3차전에서는 (오)원석이 인상적인 투구로 흐름을 걸어 잠갔고, 불펜진도 역투해 이겼다. 팀이 승리한 흐름 덕분에 모리만도도 잘 던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국시리즈 4차전 선발나선 모리만도[포토]
SSG 좌완선발 모리만도가 5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KBO리그 키움히어로즈와 SSG랜더스의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고척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모리만도는 정규시즌 12경기에서 7승1패 평균자책점 1.67로 최고의 투구를 했다. 후반기 성적만 보면 KS 1차전 선발로도 손색없는 정도였다. 키움을 상대로도 두 차례 선발등판해 12이닝 3실점으로 1승 평균자책점 2.25로 좋았다. KS 1차전에 구원등판해 패전투수가 됐지만, 김 감독은 정규시즌 때 모습을 회복할 것으로 기대했다.

1회 마운드에 오른 모리만도는 정규시즌 때만큼 힘있는 공을 뿌리지는 못했다. 시즌 후 3주간 KS 준비과정에 감각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풀이된다. 시속 147㎞짜리 강속구를 뿌렸지만, 예리한 맛은 떨어졌다. 슬라이더도 일찍 꺾이는 등 후반기 에이스답지는 않았다. 그래도 제구가 좋고 다양한 구종을 활용할 수 있어, 1회는 잘 넘겼다. 야시엘 푸이그에게 하이 패스트볼 3개를 잇달아 던져 헛스윙 삼진을 잡아내기도 했다.

2회말 송성문 타구 잡는 오태곤, 자세가 불안[포토]
키움 7번타자 송성문이 5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KBO리그 키움히어로즈와 SSG랜더스의 한국시리즈 4차전 2회말 1사 2루에서 내야안타로 출루하고 있다. 타구를 잡은 오태곤이 1루로 토스를 시도하지만 백입이 늦으며 타자주자는 세이프됐다. 고척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그런데 2회말 선두타자 김태진에게 우전안타를 내준 뒤 약점을 집중 공략당했다. 왼손 투수인 모리만도는 투구 후 상체가 3루쪽으로 틀어진다. 몸 전체가 원전히 넘어가는 경우도 있다. 1루쪽 타구 때 수비 전환이 더딜 수밖에 없다. 키움은 이 지점을 집중 공략했다.

이지영의 희생번트 후 송성문의 빗맞은 1루 땅볼 때 모리만도의 베이스 커버가 늦었다. 오태곤이 포구 후 송구로 전환하기 직전 미끄러진 탓도 있지만, 모리만도의 스타트가 너무 늦은 것도 내야안타가 된 배경이다. 1사 1,3루에서 신준우가 1루쪽으로 기습번트해 1-1 동점을 내줬다. 우타자가 푸시번트했는데, 이번에도 모리만도의 1루 대시가 늦었다.

기습번트 동점만든 신준우, 1루에 수비가 없네![포토]
키움 8번타자 신준우가 5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KBO리그 키움히어로즈와 SSG랜더스의 한국시리즈 4차전 2회말 1사 1,3루에서 기습번트로 1루에서 세이프되고 있다. 고척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1사 1,2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이용규가 다시 기습번트했다. 방향이 투수쪽이어서 모리만도의 글러브에 빨려들어간 게 SSG로서는 다행이었다. 김준완이 만든 정타가 유격수 박성한에게 라인드라이브로 걸려들지 않았더라면, 대량실점할 위기였다.

구속이 빠르지 않은 모리만도는 면도날 제구로 타자와 싸워야 한다. 볼끝이 무뎌진데다 제구까지 흔들리면 버틸 동력이 없다. 큰 기대속 KS 선발 중책을 맡았지만, 충족하지 못했다. 4회말 안타 4개로 넉 점을 잃는 과정에도 포수 미트를 밀고 들어가는 묵직한 구위가 보이지 않았다. 2.1이닝 동안 53개를 던졌고, 9안타 6실점으로 경기 주도권을 내주고 강판했다. KS 향방이 격랑 속으로 빨려 들어가기 시작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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