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최종 평가전 치르는 벤투 감독
한국 축구대표팀의 파울루 벤투 감독(맨 왼쪽쪽)이 11일 화성종합경기타운 주경기장에서 진행된 아이슬란드 대표팀과의 평가전에 앞서 그라운드를 바라보고 있다. 2022. 11. 11. 화성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화성=정다워기자] 지금 시점에 벤투호의 스리백 실험은 어떤 의미일까.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1일 경기도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열린 아이슬란드와의 하나은행 초청 축구국가대표팀 친선경기에서 스리백을 실험했다. 중앙에 권경원과 김영권, 박지수가 스리백을 구축하고 좌우에 홍철과 윤종규가 자리했다. 백승호, 정우영이 중앙을 지키고 송민규와 조규성, 권창훈이 스리톱을 구성하는 3-4-3 포메이션이었다. 전반 37분경 박지수가 부상으로 빠진 후엔 조유민이 스리백 한 자리에 섰다.

벤투 감독은 부임 후 줄곧 포백을 활용해왔다. 4-1-4-1, 4-3-3, 때로는 4-4-2에 가까운 전형으로 2022 카타르월드컵을 준비해왔다. 미드필더, 공격진의 위치는 다양하게 조정하면서 벤투 감독은 수비 라인을 포백으로 운영하는 것만큼은 변화를 주지 않았다. 지난 9월 코스타리카, 카메룬과의 경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3년 전인 2019년에는 사우디아라비아, 호주, 조자이등을 상대로 스리백을 쓴 적이 있지만 좋은 평가를 받지는 못했고, 이후로는 포백을 유지했다.

수비 숫자에 변화를 주지 않았던 벤투 감독은 모처럼 스리백 카드를 꺼내들었다. 월드컵에서 상대할 포르투갈, 우루과이 등 공격력이 좋은 팀들과의 맞대결을 염두에 둔 선택으로 보인다.

다만 벤투 감독의 스리백 실험에는 물음표가 붙는다. 벤투호는 유럽파가 모두 빠진 상태라 애초에 유의미한 실험을 할 환경은 아니었다. 수비의 핵심은 결국 김민재다. 벤투호 수비 라인은 김민재를 중심으로 돌아가는데 가장 중요한 선수가 없는 전술 실험의 의미는 퇴색될 수밖에 없다. 여기에 왼쪽 사이드백 김진수도 부상으로 휴식을 취하는 상태다. 스리백을 테스트 하고 싶었다면 최정예로 멤버를 꾸릴 수 있었던 지난 9월 A매치에 하는 게 합리적이다. 스리백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지금은 효율과 활용 여부를 파악하기 어려운 시점이다.

게다가 상대인 아이슬란드도 이번 원정에 주요 선수들이 대거 불참해 2군 수준으로 팀을 꾸렸다. 대다수가 A매치 출전 10경기 이하의 젊거나 어린 선수들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62위의 약체이자 공격력이 좋다고 보기 어려운 아이슬란드를 가상의 월드컵 상대로 보기는 어렵다. 강팀이 아닌 약체를 맞아 스리백을 쓰면 객관적인 평가를 내리기가 어렵다.

대체로 우세한 경기를 한 끝에 실점하지 않고 1-0 승리하긴 했지만 여러모로 물음표가 붙은 최종전이었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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