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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30일(한국시간) 카타르 알코르 알베이트 스타디움에서 끝난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A조 3차전 네덜란드와 경기에서 후반 프렌키 데 용에게 추가골을 내주고 있다. AFP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김용일기자] 경기력도 떨어지는데 투지마저 실종됐다. 카타르가 월드컵 개최국 역사상 최초로 3전 전패 수모를 떠안으며 대회를 마쳤다.

카타르는 30일(한국시간) 카타르 알코르 알베이트 스타디움에서 끝난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A조 3차전 네덜란드와 경기에서 형편없는 경기 자세로 0-2 완패했다. 앞서 에콰도르(0-2 패), 세네갈(1-3 패)에 연달아 패하며 ‘대회 1호 조별리그 탈락’ 불명예를 쓴 카타르는 네덜란드에도 무기력한 패배를 떠안으며 3패를 당했다.

1930년 초대 대회를 시작으로 월드컵 92년 역사상 개최국이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건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이후 카타르가 두 번째다. 그런데 승점은 단 1점도 얻지 못한 건 카타르가 최초다. 남아공은 당시 1승1무1패를 기록했다.

카타르는 사상 첫 중동 지역에서 월드컵을 개최한 국가다. 이전까지 단 한 번도 월드컵 본선을 밟지 못한 카타르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6개월 가까이 합숙 훈련을 시행할 정도로 공을 들였다. 그러나 홈 팬의 압도적인 응원을 등에 업고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경기력이었다.

에콰도르와 개막전부터 삐걱거렸다. 이전까지 개최국은 첫 경기에서 통산 16승6무로 한 번도 지지 않았다. 반면 카타르는 유효 슛 1개도 해내지 못하며 두 골 차 완패했다. 세네갈과 2차전에서도 수비수의 황당한 실수가 나오는 등 수비진이 붕괴하며 세 골을 내주고 졌다. 후반 33분 모하메드 문타리가 이스마일 모하메드 크로스를 받아 머리로 받아 넣으며 카타르 축구 역사상 첫 월드컵 득점을 올린 것에 만족해야 했다.

이미 조별리그 탈락을 확정한 카타르는 네덜란드를 상대로 사상 첫 승점에 도전했다. 개최국으로 최소한의 자존심을 챙길 목표와 다름이 없었다. 킥오프 2분 만에 알 하이도스가 오른발 중거리 슛을 시도하며 적극적으로 네덜란드 진영을 두드렸다. 그러나 조 최강으로 불리는 네덜란드는 역시 막강했다. 전반 26분 코디 각포가 동료와 원투 패스를 주고받은 뒤 페널티박스 정면을 파고들어 오른발 슛으로 선제골을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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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연합뉴스

실점한 카타르는 경기 템포가 급격하게 떨어졌다. 네덜란드는 후반 4분 멤피스 데파이가 문전에서 찬 슛을 카타르 골키퍼가 쳐냈는데 프렌키 데 용이 리바운드 슛으로 추가골을 해냈다. 이 과정에서 카타르 수비는 데 용의 쇄도에도 느슨한 반응으로 실점을 자초했다.

카타르는 번뜩이는 추격 의지를 보이지 못했다. 빨리 경기가 끝나기를 바라는 선수들처럼 표정이 어두웠고 네덜란드 공세를 막는 데 바빴다.

카타르는 선수 뿐 아니라 일부 관중의 태도도 뭇매를 맞았다. 에콰도르, 세네갈전에서 점수 차가 벌어지자 다수 팬이 경기장을 일찌감치 빠져나갔다. 자국 축구 경기력에 실망감을 느낄 수 있으나 다른 나라 축구 팬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카타르는 개최국으로 경기력 뿐 아니라 태도 모두 망신만 당한 월드컵이 됐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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