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수 한글로 쓴 수상 소감을 읽으며 울고 있는 있는 히가시우치 나츠미
히가시우치 나츠미. 제공 | 프로당구협회

[스포츠서울 | 김용일기자] “당구 그만둘까도 생각했는데…힘든 시간 이겨내서 더욱 값지다.”

21전 22기만에 해낸 우승이다. 여자 프로당구 LPBA ‘친한파’ 히가시우치 나츠미(일본)는 ‘우승 한풀이’에 눈시울을 붉혔다.

히가시우치는 15일 강원도 정선에서 열린 2022~2023시즌 LPBA 5차투어 결승전에서 백민주를 세트스코어 4-1(11-4 11-8 11-5 8-11 11-2)로 누르고 우승했다. 우승 상금 2000만 원과 2만 점 랭킹포인트를 얻은 히가시우치는 종전 시즌 랭킹 9위에서 3위로 점프했다.

히가시우치는 1세트에 백민주가 10이닝 3득점으로 주춤할 때 9득점하며 앞서 갔다. 이어 14~15이닝에서 각각 1점씩 해내며 웃었다. 2세트 역시 초반 3이닝 동안 뱅크샷을 포함해 6점을 올렸고 9이닝부터 1~1~3득점으로 11점을 채웠다.

그는 2-5로 밀리던 3세트 7이닝 공격 기회를 하이런 9득점으로 연결해 11-5, 한 세트를 추가하며 달아났다. 결국 4세트를 백민주에게 내줬으나 5세트 10이닝 만에 11-2 승리를 거두면서 우승에 골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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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프로당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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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민주. 제공 | 프로당구협회

프로당구 원년 멤버인 그는 2019~2020시즌부터 LPBA 투어에 뛰어들었으나 22개 투어 만에 첫 우승에 성공했다. 이전까지 단 두 차례 4강에 진출한 게 최고 성적. 지난 2012년 세계여자3쿠션선수권을 제패하며 국제적인 명성을 안은 그는 LPBA 우승도 충분하리라고 봤으나 쉽지 않았다. 마침내 우승 갈증을 이번에 씻어내면서 전환점을 마련했다.

히가시우치는 프로당구 대표 친한파다. 일본 도쿄외국어대학교에서 한국어를 전공한 그는 2003년 교환 학생으로 한국을 방문해 당구를 만났다. 1년 후 일본으로 귀국한 뒤 본격적으로 3쿠션 선수의 길로 들어섰다. “한국에 오지 않았다면 당구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할 정도다.

히가시우치는 “PBA출범 직전에 당구를 그만둘까도 생각했다. 그러나 프로당구가 한국에서 출범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마지막 도전이라는 각오였다. 처음엔 잘 안됐다. 코로나 때문에도 힘들었다. 그 힘든 시간을 이겨내고 우승할 수 있어서 더욱 값지다”고 말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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