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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기 우리카드 사장.  사진|우리카드

[스포츠서울 | 홍성효기자] 우리카드 김정기 사장의 수장 역할이 종료됐지만, 새 대표이사 선임절차가 진행되지 않아 유임됐다. 우리금융 회장 선임을 위한 ‘임원 후보 추천위원회(이하 임추위)’가 오는 2월에 예정돼 있어 그 이후에 우리카드 새 수장 선임이 마무리 될 전망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 사장의 임기가 오는 2월까지 유임됐다. 우리금융의 자회사 최고경영자(이하 CEO) 선임은 ‘자회사 대표이사 후보 추천위원회(이하 자추위)’를 거쳐야 한다. 자추위 위원장인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의 거취가 확정되지 않으면서 선임 절차가 미뤄졌고, 김 사장의 역할도 불안정한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이다. 상법(제386조, 결원의 경우)상 새 대표이사 선임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현 이사의 권리의무 연장이 가능하기에 역할 수행에는 문제가 없다. 하지만 선임 절차가 미뤄지면서 자추위 위원장인 우리금융 회장의 거취가 빨리 결정돼야 한다는 우려감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금융권에서는 당초 절차상 김 사장의 연임이 유력할 것이라는 분위기였다. 카드업계 사장이 통상 2년의 임기 후 1년을 더 연임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유구현, 정원재 전 우리카드 사장도 모두 연임에 성공했다. 또 김 사장은 임기동안 우수한 실적과 탁월한 성과를 보여줬다. 실제 김 사장 취임 첫 해인 2021년 우리카드는 전년 대비 67% 증가한 2007억원에 달하는 순이익을 달성했다. 지난해에는 3분기까지 누적순이익만 1792억원을 기록했다. 총자산은 16조438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1.1% 늘었다.

독자 결제망 구축 본격화도 큰 성과다. 우리카드는 비씨카드 결제망을 이용해왔지만 김 사장 주도의 독자 결제망 구축을 통해 우리카드의 장기 성장 발판이 마련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또 신규 카드 브랜드 ‘NU(뉴)’를 론칭하고 페이 앱을 강화했다. 아울러 자동차 할부 금융을 글로벌 영역으로 확장해 긍정적 평가가 잇따랐다.

하지만 우리금융 회장 거취에 대한 금융당국의 압박에 김 사장의 연임 가능성은 불투명해진 상태다. 오는 3월 임기가 끝나는 손 회장을 두고 금융 당국 수장들이 연이어 내려오라는 메시지를 공개적으로 표명해 자추위가 열리지 않고 있어 우리카드의 새 CEO 선임도 자연스럽게 연기됐기 때문이다. 손 회장은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중단 사태와 관련해 금융위원회로부터 문책경고라는 중징계를 받은 바 있다.

통상 금융지주 내부 인사는 지주회장, 자회사 CEO, 각 계열사 임원 인사 순으로 진행된다. 우리금융지주 회장인사의 경우 장동우 현 우리금융 사외이사를 위원장으로 임추위의 의결을 거쳐 선임한다. 자회사 CEO는 손 회장을 위원장으로 사외이사들의 의견을 종합해 압축후보군이 정해지는 방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최근 자진사퇴해 3연임을 포기한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을 두고 후배에게 기회를 준 것으로 존경한다고 말한 부분 등을 보면, 지나치게 우리금융을 압박하고 있는 것”이라며 “우리카드만 새 사업계획 추진 등에 불확실성이 가해지면서 혼란을 겪게 될 수도 있다. 우리카드 새 대표이사 선임 절차가 지연될수록 경영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을 이사회에서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shhong0820@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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