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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표팀으로 WBC에 나설 토미 에드먼이 14일 세인트루이스 스프링캠프지인 플로리다 주 주피터의 로저 딘 스타디움에서 취재진을 만났다. 플로리다 | 김동영기자 raining99@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플로리다=김동영기자] “눗바와 벌써 디스전 하는 중이죠.”

한국인이 아니면서 한국 대표팀 유니폼을 입는 선수가 있다. 세인트루이스 토미 현수 에드먼(28)이다. 혈통을 기준으로 하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규정에 따라 ‘팀 코리아’의 일원이 됐다. 마침 같은 팀에 라스 눗바(26)가 같은 기준에 따라 일본 대표팀으로 뛴다. 벌써 소소한 신경전도 오가는 중이다.

‘제보’는 세인트루이스 베테랑 에이스 애덤 웨인라이트가 했다. 14일(한국시간) 스프링캠프지인 플로리다 주 주피터의 로저 딘 스타디움에서 웨인라이트를 만났다. 여기서 “둘이 벌써 대회 시작했더라. 서로 트래시 토크 주고 받느는다”고 말하며 짓궂은 웃음을 보였다.

에드먼은 어머니가 한국인, 눗바는 어머니가 일본인이다. 덕분에 각각 한국과 일본 대표팀의 유니폼을 입을 수 있게 됐다. ‘숙명의 라이벌’로 꼽히는 한국과 일본이다. 세인트루이스에서는 팀 동료지만, WBC에서는 적으로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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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야구 대표팀으로 뛰게 된 라스 눗바가 14일 세인트루이스 스프링캠프지인 플로리다 주 주피터의 로저 딘 스타디움에서 취재진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플로리다 | 김동영기자 raining99@sportsseoul.com

에드먼을 만나 직접 물었다. “맞다. 서로 디스전을 펼치는 중이다. 게임에서 누가 이기든 1년 내내 자랑거리가 생기는 것 아니겠나. 도쿄에서 눗바에 맞서 재미있는 경기를 할 것이다. 우리가 일본보다 더 멀리 나아갈 수 있길 바란다”고 웃었다.

이어 “나와 눗바는 우리가 뛸 두 나라의 경쟁에 대해 자주 이야기한다. 즐기고 있다. 약간의 트래시 토크도 있지만, 일본에서 눗바에 맞서 경기하는 것 자체로도 재미있을 것이다. 팀에서는 둘이 좋은 친구다. 대회가 끝난 후 자랑할 권리도 있다”고 덧붙였다.

눗바도 같은 이야기를 했다. “에드먼과 여러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디스도 한다. 에드먼은 분명 일본 대표팀이 주의해야 할 선수다. 그러나 일본에도 좋은 선수들이 많다. 한국과 일본이 굉장한 라이벌 관계다. 한일전 즐겁게 할 수 있을 것이다”고 했다.

또한 “예를 들자면, 세인트루이스와 시카고 컵스는 강력한 라이벌이다. 컵스에 스즈키 세이야가 있다. WBC에서는 스즈키와 내가 한 팀이 된다. 반대로 에드먼은 한 팀 동료에서 적이 된다. 경기를 하면 재미있을 것 같다. 이기겠다. 한국에서 여기까지 왔을텐데 미안하다. 우리가 한국을 이길 것이다”며 호탕하게 웃었다.

에드먼의 한국 대표팀 발탁은 어느 정도 예견됐다. 지난해 KBO가 일찌감치 움직였고, 에드먼과 접촉했다. 성사되지 않은 선수들도 꽤 되지만, 에드먼은 ‘팀 코리아’를 택했다. 덕분에 한국은 김하성-에드먼이라는 최고 수준의 키스톤 콤비를 보유하게 됐다.1라운드 같은 조에 최강으로 꼽히는 일본이 있지만, 뒤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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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표팀으로 WBC에 나서는 애덤 웨인라이트가 14일 세인트루이스 스프링캠프지인 플로리다 주 주피터의 로저 딘 스타디움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플로리다 | 김동영기자 raining99@sportsseoul.com

동료들도 흥미롭게 보고 있다. 웨인라이트는 “잘된 일이다. 에드먼이 한국을 대표한다. 눗바는 일본 대표팀으로 간다. 힘이 될 수 있는 선수들이다. 미국 대표팀으로 함께 뛰면 좋았을 것 같다. 그들 가족의 역사를 나도 알고 있다. 많이 자랑스러울 것이다. 가족의 나라를 대표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어 “WBC는 큰 경험을 쌓을 수 있는 대회다. 재미있게 할 것이다. 참가하는 것만으로도 동기부여는 충분하다. 커리어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좋은 플레이를 할 것이라 믿는다. 그러나 경기는 또 경기다. 한국이든, 일본이든 우리가 다 이기고 금메달을 딸 것이다. 이길 생각을 하니 기분이 좋다”며 웃었다.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3루수 놀란 아레나도 역시 현장에서 만났다. “WBC는 많은 의미가 있는 대회다. 국가를 대표해서 뛴다는 것은 언제나 의미가 있다. 자부심이 생긴다.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것도 특별하지만, 국가대표로 뛰는 것은 또 다르다. 영광스럽다”고 운을 뗐다.

또한 “에드먼도 한국을 대표해서 뛴다. 대단한 선수다. 같이 뛰고 있지만, 플레이를 보면 놀랍다. 팀 코리아에 많은 보탬이 될 것이다. 에드먼의 가족들이 어디에서 왔는지 나도 알고 있다. 어머니의 나라를 대표한다. 에드먼이 한국대표로 발탁된 것이 나 또한 즐겁고, 기쁘다. 눗바 또한 마찬가지다”고 강조했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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