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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래리 서튼 감독. 사진제공 | 롯데 자이언츠

[스포츠서울 | 대구=김동영기자] “한국이 떨어진 후 안 봤다.”

롯데 래리 서튼(53) 감독이 ‘지한파’다운 모습을 보였다.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 한창 진행중인 상황. 조국 미국이 결승까지 진출한 상황이지만, 안 본단다. 이유는 한국이 떨어져서다. 마침 시범경기도 있다.

서튼 감독은 20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리는 2023 KBO리그 시범경기 삼성과 2연전 첫번째 경기를 앞두고 “WBC는 안 보고 있다. 정확히 말하면, 한국이 1라운드에서 떨어진 후 안 본다. 시범경기를 보고 있다. 좋지 않은 결과가 나왔지만, 한국은 다시 방법을 찾을 것이다”고 말했다.

한국은 이번 2023 WBC에서 B조에 배치됐으나 예선을 통과하지 못했다. 1차전 호주와 경기에서 7-8로 지면서 꼬였다. 일본을 상대해서는 실력차만 확인하고 말았다. 4-13 완패. 체코와 중국을 잡았지만, 이미 늦었다. 일본과 호주가 조 1~2위가 됐고, 한국은 3위에 그치면서 탈락했다.

2013년, 2017년에 이어 3개 대회 연속 1라운드 탈락이다. 2006년 4강, 2009년 준우승에 빛나는 한국 야구 대표팀이다. 명예회복을 노렸다. 준비도 철저히 했다.

그러나 대회를 앞두고 변수들이 발생했고, 투수들의 몸 상태가 100%가 되지 못했다. 타자들은 힘을 냈는데 마운드가 버티지 못하니 어렵다. 그렇게 한국은 씁쓸하게 한국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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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래리 서튼 감독이 2월14일 미국령 괌 파세오구장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 | 괌(미국)=장강훈기자 zzang@sportsseoul.com

한국이 탈락하니 서튼 감독도 WBC를 안 본단다. 미국이 결승까지 올라간 상황. 19일 8강전에서 베네수엘라에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고, 20일에는 쿠바를 두들기며 14-2의 승리를 따냈다. 2회 연속 우승을 노린다.

서튼 감독에게는 남의 이야기다. KBO리그 롯데의 감독이기에 리그에 집중하고 있다. “WBC 대신 시범경기를 본다”고 한 이유다. 그리고 이번 대표팀의 결과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내놨다.

서튼 감독은 “나는 대표팀에 소속된 코치도 아니었고, 관여할 수 있는 사람도 아니다. 정확한 상황도 모르기에 대표팀에 대해 말하기 조심스럽다”며 “영상을 보면서 느낀 생각을 말하자면, 선수들은 WBC에서 나라를 대표해 최선을 다했다. 정말 열심히 했다”고 짚었다.

이어 “이번 WBC를 통해 여러 나라들의 야구가 많이 발전했다는 것을 느꼈다. 멕시코, 푸에르토리코, 호주 등을 보고 놀랐다. 리그와 국제대회는 완전히 다르다. 사과와 오렌지를 비교할 수는 없는 법 아닌가. 한국은 아시안게임, 올림픽, WBC 등 국제대회마다 더 좋아지기 위해 노력했다. 매년 그렇게 하고 있다. 이번에도 방법을 찾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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