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 의심의 여지 없는 팀의 리더다. 실력도 뛰어나지만 전보다 더 성숙해진 태도도 눈에 띈다.

김민재가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지도 어느새 6년이 되어 간다. 2017년8월 처음으로 A대표팀에 발탁됐던 그는 A매치 48경기에 나서고 월드컵까지 경험한 노련한 선수로 성장했다.

가장 돋보이는 것은 실력이다. 김민재는 현재 이탈리아 세리에A의 명문 나폴리의 주전 수비수로 활약하고 있다. 이제 명실공히 월드클래스 센터백이다. 세리에A 우승이 유력하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에도 진출했다. 팀의 중심인 김민재도 당연히 전 유럽의 관심을 받는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비롯해 파리생제르맹, 첼시 같은 빅클럽들이 노리는 수준이다.

대표팀에서도 마찬가지다. 김영권과 함께 든든하게 후방을 지킨다. 파울루 벤투 전 감독 시절에도 그랬고 새 사령탑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부임한 후에도 상황은 바뀌지 않는다. 클린스만 감독은 김민재에 대해 “세계적인 수비수들과 견줘도 대등한 기량을 갖고 있다”라며 “나폴리에서 우승을 차지한다면 그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것을 몸소 체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최근에는 정신적으로도 성숙해진 모습이 보인다. 20대 초반의 김민재는 화끈하고 시원시원한 캐릭터였다. 자신의 SNS를 찾아와 욕설을 남긴 이란 팬에게 다소 과격하게 직접 대응한 사례가 유명하다. 이런 스타일이 대중의 사랑을 받기도 했다.

그 사이 김민재는 많은 일을 겪었다. 중국, 터키를 거쳐 유럽의 중심인 이탈리아에 안착했고, 별들의 무대라 불리는 챔피언스리그까지 경험하며 더 어른이 된 모습이다. 최근 경기 모습이나 인터뷰 태도를 보면 확실히 변화가 보인다.

27일 기자회견에서 김민재는 한국과 악연이 있는 페데리코 발베르데에 대해 “안 좋은 상황들이 많이 일어났지만, 감정을 담으면 안 될 것 같다”면서 “우리가 이기면, 그게 그 선수에게 화 나는 일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차분하게 말했다. 감정을 앞세우기보다 냉정하게 실력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는 성숙한 생각이었다.

최근 이적설을 대하는 태도만 봐도 김민재가 신중한 선수로 성장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유럽 유수의 클럽들과 연결되는 상황에서 김민재는 “4~5년 동안 이적설이 계속 나오고 있다. 이제 팀에서 집중을 하고 싶다. 영향을 안 받고 싶은데 그게 신경이 안 쓸 수가 없다. 아직까지도 불편하고 적응이 안 된다. 중요한 대회, 경기들이 남아 있기 때문에 거기에만 집중하고 싶다”라며 자신의 거취보다는 세리에A 챔피언에 도전하고 챔피언스리그 8강을 앞둔 소속팀의 경기가 우선순위에 있다는 생각을 밝혔다.

뿐만 아니라 대표팀 훈련 분위기는 보면 선수들을 가장 열심히 독려하고 파이팅을 외치는 선수가 바로 김민재다. 경기장 안팍에서 긍정적인 공기를 가장 열심히 불어넣는 스타일이다.

실력에 정신적인 면까지 갖추면서 김민재는 대표팀의 차기 주장감이라는 내외부 평가를 받고 있다. 김민재는 현재 만 26세로 다음 월드컵은 물론이고 다다음 월드컵까지도 출전이 가능할 수 있는 나이다. 센터백은 비교적 선수 수명이 길기 때문에 대표팀에서 더 오래 활약할 여지가 있다. 1992년생인 손흥민이 30대 초반을 보내는 가운데 네 살 어린 김민재가 주장 완장을 물려받는 게 자연스럽다는 의견이 나온다. 김민재가 있는 한 당분간 대표팀 후방은 든든 그 자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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