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효원기자] 수학여행차 한국을 찾은 미국 고등학생들이 K컬처의 매력에 푹 빠졌다.

주인공은 미국 뉴욕에 위치한 데모크라시 프렙 공립학교(Democracy Prep Public School) 고교생 105명이다. 한류의 성지인 한국을 직접 방문해 K팝과 K드라마 등 다양한 K콘텐츠를 직접 체험하고 즐기기 위해 지난 7일 입국해 14일까지 7박 8일 일정으로 한국을 여행 중이다.

최근 방한 관광시장이 활기를 되찾고 있다. 코로나 엔데믹 전환에 따른 방한 관광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서울 명동 등 중심가에는 외국 관광객들로 가득하다. 특히 방한 관광객이 중국과 일본, 동남아시아가 주류를 이뤘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유럽과 미주 등 전세계로 확산되는 추세다.

이처럼 방한 관광객이 늘어난 데는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한류가 한몫을 했다.

미국에서 K컬처를 사랑하는 MZ세대 고교생들이 “가장 가보고 싶은 국가”로 한국을 꼽았고, 엔데믹이 되자 첫 여행지로 한국을 찾아왔다. 이들은 한복을 입고 경복궁과 청계천 등을 거닐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또 잡채 등 다양한 한국 음식을 접하며 한국 문화를 더 깊이 이해하고 사랑하게 됐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수학여행단으로 한국을 찾은 미 뉴욕 데모크라시 프렙 공립학교 11학년 제이슨 라모스(Jason ramos·16) 군은 “경복궁에 가서 한복을 입어봤는데 공식적인 옷을 입으니 내가 왕이 된 듯한 느낌이 들었다. 한국어 선생님이 궁의 역사와 예절에 대해 알려주셨다. 왕만 가운데 길로 다닐 수 있다는 것을 배웠는데 미국과 비교하면 굉장히 독특했다. 현대적인 느낌의 서울 시내와 달리 위엄이 느껴지는 경복궁은 오랜 역사가 느껴져 더욱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같은 학년 다마리스 아리에티(Damaris aryeetey·16)양은 “홈스테이를 했는데 홈스테이 가족들과 DMZ와 민속촌에 갔다. 민속촌에서 한국의 옛날 생활상을 보면서 현대와 얼마나 다른지 비교해볼 수 있어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가장 맛있는 한국 음식으로는 이구동성으로 잡채를 꼽았다. 제이슨 군은 “한국의 고등학교에 가서 급식을 먹었는데 잡채가 나와서 정말 맛있게 먹었다. 미국의 학교급식은 인스턴트 푸드 중심인데 한국은 요리를 직접 해주는 것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데모크라시 프렙 공립학교는 뉴욕 할렘가 저소득층 자녀들의 교육을 위해 설립된 학교다. 특히 이 학교는 한국과 인연이 깊다. 학교 설립자가 지난 2001년 한국 천안 동성중학교에서 원어민 강사로 활동했던 세스 앤드류씨다. 존경과 예절을 중시하는 한국의 교육문화에 감동을 받은 그가 미국으로 돌아와 뉴욕 빈민가 학생들의 꿈을 응원하기 위해 2005년 학교를 세웠다.

이 학교는 고등학생 과정 학생들에게 한국어를 제2외국어로 가르친다. 이 뿐만이 아니다. 태권도를 비롯해 부채춤 등 한국문화를 필수과목으로 가르친다. 이 때문에 이 학교 학생들은 한국에 대한 이해도와 호감도가 특히 높다. 특히 이번 수학여행단은 한국어 성적 우수자를 선별해 꾸렸다. 한국으로 수학여행을 오기 위해 치열한 경쟁이 펼쳐졌다는 후문이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수학여행 기간 중 학생들은 고궁 거닐기, 한식 만들기, 한복 체험, 노래방 체험, 넌버벌 공연 관람 등 다양한 K컬처를 체험했다. 특히 한국여행 6일째인 12일에는 서울 청계천로에 위치한 한국관광공사의 한국관광 홍보관 ‘하이커 그라운드’를 방문했다.

하이커 그라운드는 다양한 한국관광 콘텐츠를 오감으로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특히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K팝 등을 스마트 기술을 접목한 다양한 체험 콘텐츠가 마련돼있다. 하이커 그라운드를 찾은 미 고고생들에게 가장 인기를 끈 장소는 ‘K팝 그라운드’였다. 특히 이들은 뮤직비디오의 대표적인 콘셉트를 구현한 5개 구역(써브웨이·마이 스테이지·컬러룸·코인 론드리·스페이스 쉽)에서 K팝에 맞춰 안무를 따라하는 등 자신만의 뮤직비디오를 연출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이번 수학여행단은 서울 뿐아니라 인천, 대구, 경주, 나주 등에 위치한 교류학교를 방문해 한국 학생들과 함께 수업을 듣고 주변 관광지를 여행했다. 특히 홈스테이를 통해 한국 가정 문화도 체험했다.

한국관광공사 이영근 국제마케팅실장은 “한국방문의 해이자 한미동맹 70주년인 올해, 원거리 시장인 미국에서 대규모 수학여행단이 한국을 찾은 것은 매우 의미가 깊다”며, “이번 방한을 통해 미국 MZ세대가 열광하는 K컬처를 직접 체험하고 한국 학생들과 교류하며 우정을 나누는 좋은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외국 고등학생 수학여행단이 한국을 찾은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달 21일 일본 구마모토현 루테루 학원에 소속된 고등학생 37명이 한국으로 수학여행을 와 한국문화를 체험하고 돌아갔다. 이들은 4박 5일 일정으로 자매학교를 맺은 전주 신흥고등학교를 방문해 교류했고, 전주 한옥마을 등 인근 관광지를 여행하며 K컬처를 체험했다.

eggrol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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