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라오스 야구 국가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김현민 감독은 쌍방울, 롯데, LG 등에서 프로 선수생활을 한 후 군상상고와 진영고 등에서 17년간 아마추어 지도자 생활을 한 베테랑 지도자다.

김현민 감독은 프로야구선수 생활과 엘리트 야구 지도자 생활을 하며 가지게 된 철학이 있다. “야구 기술이라는 나무를 알려주기 전에 인생이라는 큰 숲을 알려주고 싶다”며 라오스 들어가기 전에 했던 이야기들이 생각이 난다.

한 번은 삼성에서 뛰었던 성준 코치가 내게 전화가 와서는 김현민 감독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해줬었다. “김 감독은 성실한 선수 및 지도자 였으며 과묵할 정도로 조용하고 말이 없지만, 일단 그라운드에 들어서면 무서운 사자처럼 돌변하는 성격의 소유자”라며 칭찬했다.

라오스 선수들이 한국에서 캠프를 치르고 있다. 조용하고 말이 없는 김현민 감독이 일단 훈련에 들어가고 게임만 시작하면 그라운드에서 선수들을 쫓아 다니면서 가르치고, 소리를 지른다. 하루 일과가 다 끝이나면 항상 목이 잠겨서 목소리가 나오지 않을 정도다.

라오스에서 어린 선수들은 많은 경기를 하지 못하고 자체 연습만 한다. 선수들의 장·단점을 파악할수 있는 기회가 많이 없다. 이번 캠프를 통해서 라오스 선수들의 부족한 점과 보완할 점을 계속 파악하고 있다.

9박10일 동안 7게임을 소화하며 오전에는 송도LNG스포츠타운 야구장에서 전날 미숙한 점과 보완해야 할 부분들을 철저하게 분석해서 훈련시킨다. 전문적인 엘리트 선수였다면 오전에 타격 연습, 오후에 게임 준비를 할텐데, 타격 연습 없이 수비 연습을 중점적으로 하고 있다.

왜냐하면 김현민 감독도 타격은 어느 부분보다 어렵고 단시간에 좋아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에 수비와 주루 연습에 집중해서 선수들을 가르치고 있다.

무엇이 필요하고, 어떤 훈련을 시켜야 하는지 알고 선수들을 이끌어 가고 있다. 김 감독의 효율적인 운영과 또 일일이 메모해서 따로 어린 선수들을 지도하는 모습이 너무 멋지고 좋다.

수비 연습 때 선수가 잘 이해하지 못하고 실수하면, 김 감독은 한국말과 라오스말로 지도하고, 1루수인 몽리 선수가 곧바로 야수들에게 라오스말로 정확히 통역한다. 다행히 라오스 선수들중 한국어를 잘하는 선수가 몇 명 있어, 김 감독과 선수들의 소통에 불편함이 없다.

김현민 감독의 장점은 온화한 성격과 야구에 대한 열정이다. 게다가 펑고를 얼마나 잘 치는지 같은 야구인으로서도 탄복할 정도다. 지도자가 자기 선수를 어떻게 잘 활용하는지에 따라 승부가 갈린다. 예를 들면, 팀의 주축인 조가 포수를 잘해서 포수를 시키다가도 투수가 어렵고 곤경에 빠지면 곧바로 투수로도 올려 활용성을 검토한다. “김 감독은 자기절제가 철저하고, 늘 경청하면서 수용적인 태도를 보인다. 권위적이지 않다”는 것이 라오스 제인내 대표의 이야기다.

라오스 대표팀보다 월등하게 잘하는 선수들과 경기를 하면서 라오스 선수들이 급성장하는 모습이 보인다. 율곡고와 경기에서는 문용수 감독의 배려로 라오스 대표팀 에이스인 흐 투수가 김이슬 투수코치에게 30분 동안 원포인트 레슨을 받을 수 있었다. 짧은 시간이지만 흐 투수에게는 다시 없는 큰 도움과 경험이 되었을 것이다.

과묵한 성격의 김현민 감독이 직접 율곡고 문용수 감독한테 찾아가 부탁하는 것을 보고 그의 야구 열정이 얼마나 대단함을 다시 한 번 보게 됐다. 그는 이번 한국에서의 미니캠프를 통해 라오스 야구 선수들이 실패를 경험하더라도 앞으로 야구의 재미를 알고 스스로 기본기의 중요성을 알기를 원하고 있다.

특히 김현민 감독이 이들에게 가장 시급하고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잘 던지고 잘 받는 것’이다. 그리고 나아가 야구가 몇몇 좋은 기량을 갖춘 선수들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닌 팀워크를 갖춘 짜임새 있는 원팀으로 성장하기를 바란다며 강하게 선수들에게 강조하고 있다.

이만수 전 SK 감독 · 헐크 파운데이션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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