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제주=강예진기자] 6년의 기다림 끝은 ‘전체 1순위’의 삼성화재행이었다.

몽골 출신의 에디는 27일 제주 썬호텔에서 2023 KOVO 남자 아시아쿼터 트라이아웃 최종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삼성화재 김상우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선수 선발은 구단 간 공정성 확립을 위해 팀당 똑같은 7분의 1 확률로 1명을 뽑을 수 있는데, 삼성화재가 1순위 지명권의 행운을 안았다. 김 감독은 망설임 없이 에디를 호명했다. 김 감독은 “우리 팀은 공격력에 목말라 있는 상태다. 다른 포지션 선수들도 괜찮았는데 공격력에 우선순위를 뒀다. 에디가 머릿속에 있었다”고 설명했다.

성균관대 감독 시절 에디를 제자로 맞았다. 3년간 사제 간으로 동고동락한 뒤 김 감독이 삼성화재로 부임한 2021년 헤어졌다. 당시를 떠올린 김 감독은 “처음 만났을 때만 하더라도 왜소했다. 공격만 좋아하는 선수였다. 수비 등의 기본기부터 웨이트 트레이닝을 시켰다”면서 “지금까지 한국에서 선수 생활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 힘든 과정을 같이 겪었기에 더 애착이 가는 건 사실”이라고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에디는 “너무 좋다. 이날만을 기다렸다”면서 “내가 지금의 실력으로 오르기까지 도와주고 많은 걸 가르쳐주신 분이다. 프로에 가면 더 많은 걸 배우고,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 더 기분 좋다”고 소감을 전했다.

6년의 기다림에 결실을 맺었다. 에디는 지난 2017년 1월 OK금융그룹이 지명한 바야르사이한과 함께 한국땅을 밟았다. 당초 ‘국내에서 5년 이상 합법 체류’의 귀화 요건인 채운 뒤 한국 국적을 취득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최근 지원 요건에는 소득과 재산 등의 기준이 추가되면서 귀화가 불발됐는데, 이번시즌부터 시행하는 아시아쿼터 덕에 V리그 무대를 누빌 기회가 주어진 셈이다.

에디는 “가족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 한국에 오면서부터 가족과 멀리 떨어져서 고생을 많이 했다. 6년 동안 3번 정도 몽골에 다녀온 게 끝이었다”면서 “저는 파란색 유니폼이 잘 어울리는 것 같다”고 웃으며 자신이 입은 삼성화재 유니폼을 바라보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김 감독은 에디를 아포짓 스파이커로 기용할 생각이다. 다만 다음달 튀르키예에서 열리는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에서의 선수 지명에 따라 활용법이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 김 감독은 “오른쪽 공격이 가장 장점으로 꼽힌다.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 이후 좌우를 맞춰볼 생각이다”라고 했다.

바야르사이한 역시 ‘코리아 드림’을 이뤘다. OK금융그룹에 지명된 그는 “너무 떨렸다. 내 이름이 불렸을 때부터 긴장이 풀렸다”면서 “대학교 때 동료 선수들이 신인드래프트에 나가는 걸 보면서 나도 그 자리에 있고 싶다고 생각했다. 내 이름이 불렸을 때, 말 못 할 만큼 기분이 좋았다”고 했다. kkang@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