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황철훈기자] 사람이 걸을 때 척추와 관절의 균형과 근력, 신경 등의 영향을 받는다. 만약 이 중 어느 한 부분에 문제가 생긴다면 걸음걸이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척추뼈의 모양이나 디스크, 협착증과 같이 다리로 향하는 신경에 문제가 생기면 걸음걸이가 부자연스러워질 수 있다. 걸음걸이로 본 척추 문제를 알아봤다.

◇ 절뚝거리며 걷는다면 ‘척추측만증’ 의심

다리를 다친 적이 없는데 평소 절뚝이면서 걷는다면 ‘측만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척추측만증은 정면에서 봤을 때 곧게 뻗어야 할 척추 모양이 ‘S’자로 휘어진 질환이다. 이로 인해 골반이 틀어지고 다리 길이에 차이가 생기면서 절뚝거리게 된다. 척추측만증은 대부분 10대에서 많이 발생하며 원인을 알 수 없는 특발성이 대다수다. 평소 절뚝이며 걸으면서 신발 굽이 서로 다르게 닳고 바르게 섰을 때 어깨의 높이가 서로 다르다면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 뒤뚱뒤뚱 오리걸음은 ‘척추전방전위증’ 의심

엉덩이를 뒤로 쭉 빼고 뒤뚱뒤뚱 걷는 사람들은 ‘전방전위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척추전방전위증은 위쪽의 척추뼈가 아래쪽 척추뼈보다 앞으로 밀려 나가는 질환이다. 척추분리증이나 노화, 교통사고 또는 낙상사고와 같은 강한 외부 충격이 원인이 될 수 있다.

강서나누리병원 척추센터 주윤석 병원장은 “척추전방전위증이 생기면 어긋난 척추뼈 사이에 있는 디스크가 돌출돼 신경을 누르거나 신경길을 압박할 수 있어 심한 허리통증과 다리 저림 증상이 발생한다”며 “만약 뒤뚱거리는 등의 걸음걸이까지 영향을 미쳤다면 이미 질환이 상당 부분 진행된 상태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 술에 취한 듯 비틀비틀 ‘경추성 척수증’ 의심

비교적 젊은 연령층에서 비틀거리며 걷는다면 경추성 척수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경추성 척수증은 어떠한 원인으로 경추(목뼈) 안을 지나는 척수(중추신경)가 압박을 받아 감각 및 운동 기능에 문제가 발생하는 질환이다. 주로 미세운동 장애와 근력저하가 발생한다. 평소 똑바로 걷지 못하고 비틀거리며 걷거나 젓가락질이나 단추를 잠그는 게 힘들다면 질환을 의심해 봐야 한다.

주윤석 병원장은 “척추질환은 뼈나 근육의 문제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디스크 질환이나 협착증, 경추성 척수증은 신경의 손상이 증상의 주된 원인”이라며 “평소 걷는 게 남들과는 다르거나 슬리퍼가 자주 벗겨지는 등 하지 마비 증상이 의심된다면 신경 손상이 진행되고 있다는 뜻일 수 있기 때문에 빨리 병원을 방문해 이상이 느껴진다면 신경 손상을 의심하고 빨리 병원을 찾아 원인을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척추 건강을 지키기 위해선 평소 올바른 걸음걸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올바른 걸음걸이는 허리를 유연하게 도와주고, 골밀도 강화에도 도움을 준다. 특히 걷는 과정에서 척추에 집중되는 부담을 다른 부위의 근육으로 분산해 요통 발생을 줄여준다.

올바른 걸음걸이는 턱은 아래로 약간 당긴 상태에서 어깨와 등을 펴고 시선은 전방 15도를 바라보고 걸으면 된다. 이때 발끝과 무릎은 일자가 되어야 한다. 적당한 보폭과 함께 발뒤꿈치부터 발바닥, 발가락 순으로 옮겨가며 걷는 게 좋다. 너무 큰 보폭은 허리에 부담을 줄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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