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광주=김동영기자] KIA가 또 다른 ‘절친 케미’를 갖추게 됐다. 밸런스도 잘 맞는다. 팀을 더 강하게 만들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전망이다. 김종국(50) 감독과 심재학(51) 단장 이야기다.

KIA는 8일 심재학 단장 선임 소식을 알렸다. 하루가 지난 9일 심재학 단장이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를 찾았고, 선수단과 상견례를 진행했다. 단장으로서 본격적으로 업무를 시작한다. 임기는 오는 2025년까지다.

여러 구상을 내놨다. 팜시스템 강화를 말했고, 선수들 개개인과 스킨십을 하겠다고도 했다. 트레이드 또한 필요하면 과감하게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의지가 돋보인다. 시즌 도중 선임되기는 했지만, KIA에 몸담았던 적이 있기에 아주 생소한 곳도 아니다.

눈에 띄는 부분이 있다. 김종국 감독과 친분이다. 고려대 동문이다. 1년 선후배 사이다. 심재학 단장은 9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로 내려와 선수단과 만났고, 김종국 감독을 만나 활짝 웃었다.

물론 학연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라인 이야기가 나오더라. 나는 야구판에서 K학교(고려대)를 나온 분이 감독님이 되자마자 KIA로 트레이드가 됐고, KIA에서는 또 학교 선배이신 감독님이 한 타석 만에 웨이버 시켰다. 그 부분은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내가 단장에 선임되는데 가장 껄끄러웠던 부분이 아닐까 싶다”고 힘줘 말했다.

고려대 출신이어서가 아니라, 능력이 있기에 단장으로 올 수 있었다. 야구계에서 ‘공부하는 지도자’, ‘공부하는 해설위원’으로 유명했다. 주변에서 “집요할 정도로 준비를 많이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비를 들여 미국으로 코치 아카데미에 다녀오기도 했다. 덕분에 해외 네트워크도 풍부하다.

이런 점들이 작용했고, KIA가 심재학 단장 선임을 결정했다. 시즌 도중이기는 하지만, 아직 120경기 가까이 더 해야 한다. 초반이다. 단장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꽤 많이 달라질 수 있다.

김종국 감독-심재학 단장 체제에 대한 기대도 높다. 심재학 단장은 “당연히 대화는 나누겠지만, 1군에서 경기를 운영하는 것은 전적으로 감독님께 일임할 생각이다. 감독님이 팀을 정말 잘 이끌고 있다”며 “나는 팜시스템이 중요하다고 본다. 육성을 위해 퓨처스 경기와 연습을 많이 가서 보겠다”고 말했다.

감독이 1군을 잘 이끌고, 단장이 육성을 치중하는 것. 가장 이상적이다. 모든 팀들이 그렇게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지만, 선수출신 단장이기에 보는 눈은 더 정확할 수 있다.

특히 심재학 단장은 현역 시절 리그 최고 수준의 공격력과 어깨를 보유했던 선수다. 오랜 시간 지도자 생활도 했다. 프런트 경험이 없기는 하지만,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심재학 단장 또한 “내 장점을 살려서, 필요한 분이 있으면 협업을 하면 된다. 해설위원 하면서 충분히 회사생활을 해왔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종국 감독에 대해서는 “원래 친하게 지냈던 후배다. 야구 이야기를 좋아했고, 사적으로 저녁도 같이 했던 감독님이다. 대화하기 편하다. 일단 서로 생각하는 방향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며 미소를 보였다.

김종국 감독 역시 “대학 때 같이 뛰었고, KIA에서도 5년간 같이 생활을 했다. 1년 선배가 가장 어려우면서도 가장 친하다. 주장도 하셨는데, ‘프리’했다. 나처럼 군기를 잡고 그런 것은 없었다”며 웃었다.

이어 “앞으로 팀이 강해지는 것이 중요하다. 그 이야기를 나눴고, 계속 나눌 것이다. 지속적인 강팀이 될 수 있도록 잔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종국 감독은 ‘강성’이다. 카리스마가 있다. 스스로 말한 것처럼 과거 군기도 잡고 했다. 심재학 단장은 섬세하고, 집요한 면이 있다. 김종국 감독과 비교하면 부드럽다고 봐야 한다. “내 방 문은 언제든 열려있다”며 선수들에게 찾아오라는 메시지도 전했다.

엄한 아버지와 따뜻한 어머니의 조합이라고 하면 얼추 맞을 듯하다. ‘엄빠(엄마+아빠 합성어) 케미’가 보인다. 단장 부재로 꽤나 애를 먹었던 KIA다. 이제 공석을 채웠다. 기대가 된다. KIA에 좋은 시너지 효과를 불러올 수 있을 전망이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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