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효원기자] 미국 주식 열풍이 사그라들자 서학개미들이 대거 유럽, 일본 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1년간 서학개미들은 미국 주식을 대거 매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과 대출 규제가 겹치면서 시중 유동성이 악화돼 미국 주식시장의 불안정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를 보면 지난달 서학개미들은 미국 주식 3억2702만달러 규모를 순매도했다.

이처럼 대규모로 미국을 떠난 서학개미들은 유럽과 아시아로 투자처를 이동한 것으로 드러났다.

유럽주식 시장에서 서학개미들은 지난달 4월 929만달러 규모를 순매수했다.

11일 삼성증권에 따르면 최근 1년여간 서학개미가 프랑스 주식시장에서 순매수한 종목 1위는 차량용 반도체 회사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였다. 삼성증권은 국내 증권사 중 프랑스 주식을 온라인 거래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중이다.

분석결과 지난해 4월부터 지난달까지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를 8억8673만원 규모로 순매수했다.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는 테슬라에 납품하는 차량용 반도체 제조업체다. 2위는 크리스챤디올(4억8278만원), 3위는 구찌 모회사인 프랑스 명품 그룹 케링(4억1594만원)이었다.

아시아 시장에서는 일본 주식 매수세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일본증시는 반도체가 강세를 보이면서 1년 4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세를 기록했다.

최근 미국 투자 전문가들이 아시아 시장의 성장주가 강세를 이룰 것으로 언급한 것과도 연결된다. 앞서 지난 3월 미국 투자회사 모간스탠리는 아시아 성장주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며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투자전문가 워런 버핏 버크셔헤서웨이 회장 역시 일본 주식 투자를 늘렸다.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 주식 보유 현황을 보면, 일본 주식 보관금액은 지난 8일 29억달러(약 3조 8420억원)이었다. 미국 주식(550억달러, 약 73조원)에는 못미치는 규모지만 국가별로 집계에서 2위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 투자자들은 홍콩, 중국 상하이, 유럽에 비해 일본 주식을 더 많이 구입해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일본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는 ‘일학개미’로 불린다.

최근 한 달간 ‘일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마루베니, 닌텐도, 아이셰어즈 미국채 20년물 ETF로 나타났다.

마루베니는 최근 워런 버핏 버크셔헤서웨이 회장이 투자를 늘렸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학개미’들의 주목을 받았고, 닌텐도는 일본 애니메이션 ‘슈퍼마리오브라더스’의 인기 덕분에 매수세가 나타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ggrol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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