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최규리기자] 쿠팡과 CJ제일제당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반(反)쿠팡 연합 전선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1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CJ제일제당, LG생활건강과 파트너십을 공식화했다. 멤버십 ‘신세계 유니버스’를 통해 소비자에게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해 쿠팡에 대응하겠다는 취지다.

앞서 CJ제일제당은 지난해 11월부터 판매수수료를 협상하는 과정에서 갈등을 빚었고, 쿠팡이 ‘비비고’ 만두와 ‘햇반’ 등 CJ제일제당의 주요 상품 발주를 중단해 7개월째 쿠팡에서 판매하지 못하고 있다.

LG생활건강도 마찬가지. 지난 2019년 6월부터 쿠팡의 납품 단가 인하 통보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면서 쿠팡에서 철수해 4년째 납품이 중단된 상태다.

두 업체는 이후 G마켓, 11번가와 같은 다른 이커머스 업체 또는 네이버 등과 손잡고 판촉에 나서며 ‘반(反)쿠팡 연합 전선’에 나섰다. 유통 공룡 쿠팡에 납품하지 못하게 된 CJ제일제당은 소비자들이 쿠팡을 애용하는 이유를 ‘빠른배송’이라고 보고 지난 3월 네이버 쇼핑이 운영하는 ‘도착보장 전문관’에 입점했다. 도착보장은 쿠팡의 로켓배송 같이 자정까지 주문한 상품을 그다음 날 배송해주는 시스템이다.

또 신세계 그룹의 G마켓은 지난달 열린 쇼핑 행사 ‘빅스마일데이’에서 CJ제일제당, LG생활건강과 함께 ‘연합 할인전’을 실시하는 등 쿠팡에 맞서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지난 8일 전격 공개한 멤버십 ‘신세계 유니버스’가 쿠팡의 대항마가 될지 관심을 모은다. 연회비 3만원을 내고 멤버십 회원이 되면 이마트, G마켓, 신세계백화점, SSG닷컴, 신세계면세점, 스타벅스 등 모든 신세계그룹 계열사에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한걸음 더 나아가 CJ제일제당은 신세계의 유통 3사인 이마트·SSG닷컴·G마켓과 파트너십을 맺고 공동 상품 개발에 들어갔다. CJ제일제당은 하반기 가정간편식과 밀키트 등 신제품을 개발해 신세계그룹에 가장 먼저 판매할 예정이다.

쿠팡은 CJ제일제당과의 전쟁에 대해 “대기업의 독과점이 해소돼 중소기업이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확보했다”고 강조하고 나섰다.

쿠팡은 최근 즉석밥 제품뿐 아니라 중소·중견기업이 만드는 즉석국, 냉동만두 등이 올해 1∼5월 60% 이상의 판매 성장률을 기록했다며, 여러 식품 품목을 독과점해온 대기업 제품이 사라지면서 후발 중소·중견 식품업체들이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확보했다고 자평했다.

중소기업 ㈜유피씨의 지난 1~5월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만410% 오르며 전체 기업 중 판매량 증가율이 가장 높았으며, 그 뒤를 시아스(7270%), 참미푸드(1080%), 티엘푸드(290%), 미트리(170%) 등 중소기업이 뒤따랐다고 설명했다.

gyuri@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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