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부산=박준범기자] “이강인은 좋은 선수지만 혼자서는 승리할 수 없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6일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열린 페루와 A매치 평가전에서 0-1로 패했다.

부임 후 3경기에서 1무2패로 아직 첫 승이 없다. 경기 후 클린스만 감독은 “흥미로운 경기였다. 전반 20~25분 정도는 고전했다. 우리 미드필더들이 일대일 싸움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후반에는 주도권을 잡고 우리가 원하는 모습을 보였다. 찬스는 많았지만 득점하지 못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손흥민(토트넘)이 스포츠 탈장 이후 회복 단계에 있어 이날 끝까지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그라운드에서 돋보인 건 이강인이었다. 그는 좌우 측면을 폭 넓게 누비며 공격 전개에 상당한 존재감을 선보였다. 클린스만 감독은 “이강인은 워낙 남미에서 유명한 선수다. 상대가 워낙 잘 파악하고 있어서 협력 수비로 그를 막았다. 이강인의 경기를 보는 건 항상 흥미롭다. 성장해야 하는 선수”라면서도 “언제 드리블 해야 할지 또 수비를 떨어뜨릴 위치를 찾는지 등도 이제는 고려해야 한다. 분명 좋은 선수지만, 혼자서는 승리를 가져올 수 없다”고 아쉬움과 만족감을 동시에 표했다.

대표팀은 김영권(울산 현대)과 김민재(나폴리)의 공백을 여실히 실감했다. 후반에는 다소 개선됐으나 전반에는 페루의 강한 전방 압박과 빠른 전환에 고전했다. 워낙 변화가 많았다. 안현범은 물론 홍현석, 박규현 등도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클린스만 감독은 “부상자가 많았다. 여러 이유로 변화를 택해야 했다. 어린 선수들의 기량을 점검하는 기회가 됐다. 물론 감독으로서 경기를 이기고 싶다. 어떤 선수가 팀에 보탬이 되고 어떻게 선수단을 꾸려야 하는지 볼 수 있는 경기가 됐다고 본다. 그런 부분은 긍정적이다. 이 과정 속에서 패배는 감독으로서 잘 소화해내야 한다. 아시안컵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버팀목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박용우는 원두재를 대신해 후반 27분 교체 투입됐다. 박용우는 소속팀에서 인종 차별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클린스만 감독은 “교체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원두재를 대체할 선수는 박용우였다. 논란은 알고 있고 소집 이후 훈련하는 자세나 태도는 긍정적으로 지켜봤다. 운동장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다.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해냈고 경기에서 모습도 만족한다”라며 “누구나 실수를 한다. 실수를 할 때 지도자 그리고 주변 사람들의 조언을 듣고 성장한다. 감독으로서 해야할 역할이다. 나도 실수를 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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