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하은기자]갈등을 봉합한 엑소(EXO)가 뒤숭숭한 팬심을 어루만지고 ‘K팝 제왕’의 이름값을 해낼지 주목된다.

19일 백현은 팬 커뮤니티 플랫폼 버블을 통해 “믿어줘서 고맙고요. 어지럽고 힘들게 해서 미안해요. 저는 여전히 백현이에요”라고 SM과의 분쟁을 마무리하며 팬들에게 고마운 마음과 미안한 심경을 전했다.

엑소 백현(변백현)·시우민(김민석)·첸(김종대)가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를 상대로 ‘전속계약 무효’를 주장하며 시작된 이번 갈등은 18일 만에 봉합됐다. 19일 첸백시(첸, 백현, 시우민)는 공동 입장문을 통해 “SM과 3인은 아티스트 계약 관계를 인정하고 유지하면서 일부 협의 및 수정 과정을 통해 엑소 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쳐나가기로 했다”라고 밝히며 SM과 원만히 해결했음을 밝혔다.

SM 역시 “모든 이슈에 대해 논의했고, 그간 오해로 발생한 이견을 원만히 해소했다”라고 밝혔다. ‘제 3의 외부세력 개입’에 대해서는 오해가 맞다고 인정하며 “심려를 끼쳐드려 관계자 분들에게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라고 사과했다. SM의 사과에 ‘배후세력’으로 지목됐던 MC몽은 자신의 개인채널에 SM 입장문을 공유하며 “Thx(고마워)”라고 짧은 심경을 남겼다.

첸백시는 앞서 지난 1일 법률대리인 측을 통해 투명한 정산 자료 및 정산 근거 요청 거부로 SM에 전속계약 해지를 통보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에 SM은 외부 세력 개입 의혹을 제기했고, 이후 SM이 빅플래닛메이드엔터에 내용증명을 발송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가수 MC몽까지 언급되며 파장이 커졌다.

첸백시는 SM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하는 등 법정 공방으로 번질 조짐도 보였으나 SM과의 전속계약을 유지하고 활동을 계속 함께하는 방향으로 원만히 합의하면서 양자 간의 분쟁은 마무리될 전망이다. 이로써 엑소는 백현, 첸, 시우민과 함께 오는 7월 10일 정규 7집 ‘엑지스트(EXIST)’로 컴백하게 됐다.

이들의 분쟁으로 엑소 완전체 활동에 있어 제동이 걸릴 것이란 추측도 있었으나, 분쟁 중에도 양측은 엑소 완전체 컴백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쳐왔다. 논란이 수면 위로 드러난 다음 날인 지난 2일 진행된 뮤직비디오 촬영에 첸백시는 예정대로 참석했다.

지난 8일엔 단체 리얼리티 촬영을 위해 첸백시를 포함한 엑소 멤버들이 김포공항에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날 공항에서 멤버들은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밝은 모습을 보여 이러한 의혹을 불식시켰다.

엑소는 컴백을 앞두고 지난 12일 선공개곡 ‘렛 미 인(Let Me In)’을 발표, 공개 하루 만에 아이튠즈 톱 송 차트에서 브라질, 사우디아라비아, 싱가포르, 태국 등 전 세계 33개 지역에서 1위에 오르며 엑소의 저력을 입증하기도 했다.

국내 반응도 뜨거웠다. ‘렛 미 인’은 엑소가 오랜만에 발표하는 발라드 곡으로, 몽환적인 사운드와 절제된 감정을 표현한 보컬이 특징이다. 엑소는 그간 ‘12월의 기적’, ‘유니버스’, ‘마이 앤서’, ‘싱포유’ 등 발라드 곡으로도 많은 사랑을 받았던 만큼 변함없는 엑소 특유의 보이스와 감성에 ‘보컬 맛집’으로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이번 뮤직비디오에는 지난달 갑작스럽게 군입대를 한 카이의 모습과 목소리도 담겨 있어 반가움을 더했다. 오는 30일에는 또 다른 신곡 ‘히어 미 아웃’(Hear Me Out)도 선공개될 예정이다.

이에 오는 7월 10일 발매되는 엑소 정규 7집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이번 앨범은 2021년 6월 스페셜 앨범 ‘돈트 파이트 더 필링’ 이후 2년여 만에 선보이는 새 앨범이자, 2019년 11월 정규 6집 ‘옵세션’ 이후 약 3년 8개월 만에 발표하는 정규 앨범이다. 무엇보다 엑소의 완전체 활동은 지난 2018년 12월 정규 5집 리패키지 ‘러브샷’ 이후 무려 4년 8개월 만이다.

2012년 데뷔한 엑소는 ‘늑대와 미녀’, ‘으르렁’, ‘중독’, ‘코코밥’, ‘러브샷’ 등의 히트곡을 내며 국내와 중국, 일본 등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현재 세계관을 기반으로 한 아이돌의 시초이자 매 앨범 밀리언셀러 기록을 세우며 3~4세대 K팝 그룹의 음반 판매량 상승에 견인차 역할을 했다.

오랜만에 완전체 컴백을 예고하며 기대를 모았으나 지난 달 멤버 카이의 갑작스러운 입대에 이어 일부 멤버의 전속계약 분쟁 등으로 우여곡절을 겪었다. 그러나 양측이 전속계약 분쟁을 끝냄에 따라 컴백 활동에 가속도가 붙게 됐다.

예기치 못한 위기의 변수들은 때론 기회의 요인이 되기도 한다. SM과 첸백시의 끝이 나지 않을 것 같던 갈등은 양측이 모두 한발씩 물러나면서 극적으로 화해에 성공했다. 이젠 그 뒤숭숭한 과정에서 상처받고 분열된 팬심을 살피고 ‘전화위복’을 노릴 때다.

jayee21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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