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원주=김태형기자] ‘로드FC 마지막 밴텀급 챔피언’ 문제훈이 은퇴를 선언했다.

문제훈(39·옥타곤MMA)은 지난 24일 원주 종합체육관에서 개최된 ‘굽네 로드FC 064’ 글로벌 토너먼트 8강전에 출전했다. 그는 일본 글래디에이터 페더급 챔피언 출신의 하라구치 아키라(28·브레이브짐)와 대결해 3라운드 경기 끝에 심판 만장일치 판정패했다.

경기가 끝난 후 문제훈은 자신의 채널에 은퇴 소식을 전했다.

그는 “2003년 전주 우석대학교를 다니면서 친구들과 기숙사 생활을 하게 되었다. 그 당시 케이블 TV에서 K-1과 프라이드를 처음 봤고, 너무 재미있어서 즐겨봤다. 그리고 군대에서 격투기 대회가 한국에서도 있는 걸 보고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나중에는 강한 무술인 격투기가 더 인기가 높아질 거라 생각했다. 2007년 해병대 전역과 함께 격투기에 도전했다. 그 당시 격투기를 한다고 하면 좋은 소리를 못 들었기에 격투기 하는 걸 숨기기도 했다”라고 떠올렸다.

이어서 “늙어서 하는 후회가 젊을 때 하고 싶었던 일을 해보지 못한 거라는 말을 듣고, 25살에 35살까지 딱 10년을 목표로 시작했다. 격투기를 하면서 우여곡절이 참 많았다. 비록 원하는 만큼은 못했지만,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크게 다친 곳 없이 지금까지 한 것에 감사하다”라고 전했다.

“이제 은퇴를 말할 때가 된 것 같다. 중학교 태권도 선수부터 지금까지 늘 누군가와 경쟁하며 치열하게 살았다. 이제는 내 욕심을 내려두고 다음 목표와 계획을 위해 격투기 선수 은퇴를 하려고 한다. 사실 저번 챔피언전이 은퇴 경기였지만, 이번 토너먼트 욕심이 나서 도전했는데, 결과는 많이 아쉽다”라며 은퇴를 선언했다.

마지막으로 “그동안 문제훈 선수를 응원해주신 분들에게 너무 감사드린다. 이젠 선수가 아닌 지도자로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라고 인사했다.

2008년 프로 파이터로 데뷔한 문제훈은 2011년부터 꾸준히 로드FC 대회에 출전해왔다. 총 18전을 치러 9승 9패의 성적을 냈다. 승률이 50%로 높지 않지만, 어떤 시합이든 로드FC와 팬들을 위해서라면 상대를 가리지 않고 뛰는 열정맨이었다.

문제훈은 로드FC에서 세 번이나 타이틀전을 치렀다. 앞선 두 번의 도전에서 챔피언이 되지 못했지만, 지난해 ‘낙무아이’ 장익환과의 대결에서 연장전까지 치르는 혈전 끝에 밴텀급 챔피언에 등극했다. 10년 넘게 노력해 로드FC 챔피언의 꿈을 이룬 순간이었다. 로드FC가 올해부터 챔피언 제도를 폐지하고, 토너먼트 제도를 도입해 문제훈은 로드FC 역사상 마지막 밴텀급 챔피언으로 남았다.

tha93@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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