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현덕기자] 잘나가는 예능 프로그램에는 그들이 있다. 자신만의 콘텐츠로 사랑받던 인기 유튜버들이 유튜브 플랫폼을 넘어 안방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유튜버들의 인기 예능 프로그램 진출은 새로운 얼굴을 원하는 레거시 미디어 종사자들의 고민과 보다 대중적인 인기를 원하는 유튜버들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물이다. 이미 젊은 층에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이들은 웬만한 기존 방송인들을 넘어서는 인기로 안방에 새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군인출신 유튜버 덱스는 훤칠한 외모와 재치 있는 입담으로 지상파 채널에 진출하자마자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2020년 웹 예능 ‘가짜사나이2’와 넷플릭스 ‘솔로지옥2’, 웨이브 서바이벌 예능 ‘피의게임’ 시리즈 등에서 맹활약한 그는 MBC 예능 프로그램 ‘태어난김에 세계일주2’(이하 ‘태계일주2’)에서 기안84 못지않은 털털함을 뽐내며 ‘예능치트키’로 부상했다.

군인 출신이라는 편견을 딛고 특유의 친화력으로 낯선 사람과 금방 친해지거나, 외국인 승객에게 한국식 커피를 직접 타주는 다정다감한 모습은 덱스만의 매력이다. 덱스는 ‘태계일주2’의 인기를 발판삼아 SBS ‘런닝맨’, JTBC ‘웃는사장’에 연이어 출연했고 하반기 공개 예정인 넷플릭스 ‘좀비버스’에서는 새로운 모습을 선보일 예정이다.

구독자 158만 명을 보유한 인기 여행 크리에이터 곽튜브는 자신의 장기를 살려 안방 여행 예능 프로그램으로 진출했다. 지난 5월 종영한 ENA ‘지구마불 세계여행’을 시작으로 tvN ‘부산촌놈 인 시드니’ 등까지 여행 예능계의 대세가 됐다.

곽튜브의 장기는 다채로운 경험에서 오는 여행지의 지식전달과 유머러스하고 친근한 이미지, 솔직한 화법이다. 과거 자신이 학교폭력을 겪은 경험을 담담하게 고백해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구독자 86만명을 보유한 트랜스젠더 유튜버 풍자 역시 독특한 자신만의 존재감으로 방송가를 접수했다.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거침없는 단어 선택과 돌직구 스타일의 화법은 대체재가 없는 풍자만의 고유한 매력이다. 그는 성소수자에 대한 불편한 시각을 딛고 방송가에서 영역을 넓히고 있다.

김성수 문화평론가는 “유튜버들의 방송 진출은 당연한 추세로 보여진다. 그들은 이미 자신의 콘텐츠로 팬층을 형성하면서도, 아직 TV에서는 그 매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 ‘미지의 영역’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에는 스포츠 스타들이 이런 역할을 맡았지만, 요즘은 유튜버들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그들은 예능에서 아직 소비되지 않은 새로운 인물로서,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을 수 있다. 또한, 그들이 이미 어느 정도 검증된 인물들이라는 점도 방송사들에게 안전한 선택으로 보이게 한다”고 덧붙였다.

khd998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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