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하은기자] 4세대 대표 K팝 걸그룹들이 CM송에서도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글로벌 음료 브랜드 코카콜라와 펩시 콜라가 각각 4세대 K팝 걸그룹 뉴진스와 아이브를 앰배서더로 발탁한데 이어 컬래버레이션 음원까지 발매하며 이색 경쟁에 나섰다.

양사 모두 걸그룹을 광고모델로 내세우는 것을 넘어 CM송을 정식음원으로 발매하고 뮤직비디오는 물론 소셜미디어 플랫폼 챌린지까지 진행 중이다. 이러한 현상은 광고에 대한 거부감을 줄이면서 브랜드 이미지 제고 및 매출 상승 효과라는 시너지를 창출했다는 분석이다.

아이브 소속사 스타쉽 엔터테인먼트와 손잡은 펩시는 지난 13일 ‘2023 펩시 캠페인’ 주인공인 아이브의 신곡 ‘아이 원트(I WANT)’를 공개했다. ‘아이 원트’는 심플한 멜로디 코드에 독특한 악기가 돋보이는 곡이다. 가사와 뮤직비디오에도 아이브의 세계관이자 정체성과 같은 ‘주체성’과 ‘당당함’이 묻어있다. 펩시의 브랜드 아이덴티티인 ‘펀(FUN)’, ‘푸드(FOOD)’, ‘페스타(FESTA)’를 아이브만의 당당한 자신감으로 재해석해 “걱정은 미루고 매일을 축제처럼 즐기자”라는 메시지를 담았다.

댄스 챌린지도 진행 중이다. 펩시를 상징하는 비비드한 블루 의상을 착용한 아이브가 ‘아이 원트’의 후렴구 멜로디에 맞춰 칼군무를 선보인다. 앞서 아이브는 자신들의 곡 ‘러브 다이브’, ‘키치’ 등으로 로우틴들의 댄스 챌린지 열풍을 일으키며 ‘초통령’이란 수식어를 얻은 바 있다.

이같은 컬래버 음원은 코카콜라와 뉴진스가 먼저 발매해 성공을 이룬 바 있다. 지난 4월 뉴진스는 코카콜라의 글로벌 뮤직 플랫폼 코-크 스튜디오와 협업한 CM송 ‘제로(Zero)’를 발표했다. 코카콜라 광고음악을 뉴진스만의 색으로 재해석한 곡으로, 후렴구에서 반복되는 ‘코카콜라 맛있다’는 익숙한 멜로디와 가사가 중독성을 높였다.

‘제로’는 광고음악으로는 이례적으로 국내 음원차트 1위까지 오르는 등 사랑받았다. 인기에 힘입어 지난 달 21일에는 미국 유명 래퍼 제이아이디(J.I.D)가 함께 한 ‘제로’ 리믹스 버전을 선보이기도 했다. CM송으로 음원차트 1위에 리믹스 버전까지 발매하는 건 한국 가요계에서 드문 일이다. ‘제로’ 뮤직비디오 역시 17일 오전 1700만뷰에 가까운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뉴진스를 앞세운 홍보는 코카콜라의 매출 상승으로도 이어졌다. 유행처럼 번지는 ‘제로슈가(무설탕)’ 시장에서 펩시가 점유율을 높이자 코카콜라가 뉴진스를 내세워 공격적인 마케팅을 시작하면서 대다수 편의점에서는 제로슈가 제품인 코카콜라 제로의 점유율이 상승했다. 뉴진스가 부른 광고음악 ‘제로’와 뮤직비디오가 젊은 층 사이에 인기를 끌면서 연관 상품의 매출이 크게 뛴 것으로 풀이된다.

아이브, 뉴진스뿐만 아니라 롯데칠성의 ‘탐스’도 (여자)아이들을 모델로 앞세워 브랜드 인지도와 친밀도를 높여가고 있다. 롯데칠성 측은 “(여자)아이들의 독창적인 음악성과 새로움을 추구하는 이미지가 탐스 제로 브랜드와 어울려 광고 모델로 선정했다”며 “(여자)아이들이 직접 노래한 중독성 있는 음악이 탐스제로의 탄산과 상큼함을 잘 살렸다. 한 달에 600만캔 이상 판매되며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다”고 밝혔다.

과거 아이돌 그룹이 광고모델로 나서는 건 교복, 스포츠 브랜드 등 1020세대를 타깃으로 하는 브랜드가 주력이었다. 그러나 최근 K팝의 글로벌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데뷔 단계부터 유명 명품 브랜드와 고급 가전, 은행 등의 광고모델로 발탁되는 현상이 늘고 있다. 뉴진스와 코카콜라 제로의 성공사례처럼 앞으로도 K팝 그룹과 음원을 활용한 브랜드 마케팅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청량음료들의 제로시장 선점이 치열한데 K팝 걸그룹의 청량하고 산뜻하면서도 통통 튀는 이미지가 제로음료의 이미지와도 잘 맞아떨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아이돌 그룹을 통해 MZ세대에게 긍정적으로 다가갈 수 있어 이러한 브랜드 마케팅 효과 역시 톡톡히 누리고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jayee212@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