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여수=김경무전문기자] “보셨다시피, 정말 너무 힘들었어요. 너무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부모님과 팬들 앞에서 천위페이를 이겼다는 게 너무 좋아요.”

안세영(21·삼성생명)이 2전3기로 ‘난적’ 천위페이(25·중국)를 잡고 우승에 한발 더 다가섰다.

22일 전남 여수 진남체육관에서 열린 2023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코리아오픈 여자단식 4강전. 세계랭킹 2위로 디펜딩 챔피언인 안세영은 3위 천위페이와 1시간18분 동안의 혈전 끝에 2-1(15-21, 21-8, 24-22)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코리아오픈은 BWF 월드투어 500 시리즈다.

안세영은 1게임에서 천위페이의 공수에 걸친 완벽에 가까운 플레이에 고전하며 힘을 쓰지 못하고 무너졌다. 하지만 2, 3게임에서는 신들린 듯한 수비에다 날카로운 스매시 및 기습 공격까지 퍼부으며 역전 드라마를 만들어냈다.

안세영은 3게임에서는 20-16으로 앞서다 듀스까지 허용했지만, 22-22 상황에서 빠른 백핸드 공격으로 점수를 따낸 데 이어, 천위페이의 실수를 유발시키는 플레이로 24-22로 승부를 마무리지었다.

승리가 확정된 뒤 안세영은 성지현 코치 쪽으로 다가가 승리의 기쁨을 나눈 뒤 천위페이와 포옹하며 서로를 격려했다. 이어 스탠드를 가득 메운 팬들 앞에서 포효했다. 그리고는 관중석 쪽으로 가서 라켓으로 셔틀콕을 쳐서 날려주는 팬 서비스까지 펼쳤다.

안세영은 올해 천위페이를 상대로 3연승을 올리며 기세를 올렸으나, 이후 2패를 당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이번 대회 이전까지 상대전적도 4승10패로 열세였다.

지난 5월 한국과 중국이 맞붙은 2023 수디르만컵(세계혼합단체배드민턴선수권) 결승에서는 3번째 경기인 여자단식에 출전해 천위페이에 0-2(16-21, 20-22)로 졌다. 이어 지난달 인도네시아오픈 여자단식 4강전에서도 천위페이에 0-2(8-21, 17-21)로 무너지고 말았다.

안세영은 천위페이와의 이번 4강전을 앞두고 “최근 연패를 당해 지금으로서는 자신이 없는 것 같다”고 했지만, 공수에서 절정의 기량을 뽐내며 천위페이를 질리게 하면서 승리의 기쁨을 맛봤다.

경기 뒤 안세영은 “천위페이는 21점 경기를 하는 동안 변함없는 플레이를 하는 선수다. 거기에 대한 인내심이 필요하다. 그래서 체력적인 부분과 긴 랠리에서 무너지지 않는 훈련으로 대비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긴 랠리를 20~30개 할 생각으로 경기장에 들어갔다. 긴장하지 말고 21점까지 간다는 생각으로 뛰었다”며 “진다는 생각은 안했다. 내가 무너질 것 같아서”라고 했다.

이날 1400명을 수용하는 경기장을 가득 메운 팬들은 “안세영, 안세영, 대~한민국, 대~한민국”을 연호하며 뜨거운 응원전을 펼쳤다.

안세영은 이에 힘을 더 얻은 듯 천위페이의 강스매시를 몸을 던져 받아내는 등 미친 수비를 고비마다 보여주며 팬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안세영은 세계 4위 타이쯔잉(29·대만)과 23일 결승에서 우승을 다툰다 타이쯔잉은 이날 4강전에서 1위 야마구치 아카네(26·일본)를 2-0(21-17, 21-19)으로 물리쳤다. kkm100@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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