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 이강인(22)의 파리생제르맹(PSG) 도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PSG는 현지 시각 22일 오후 공식 홈페이지와 SNS를 통해 프랑스 파리를 떠나 일본으로 향하는 선수단의 모습을 공개했다. 루이스 엔리케 감독을 필두로 PSG 주요 선수들이 일장기를 들고 전세기 밖에서 단체 촬영을 했다. 이강인은 일장기와 멀리 떨어진 곳, 네이마르 바로 옆에서 밝은 표정을 지었다. PSG는 이강인이 전세기에 탑승해 밝은 표정으로 찍은 셀카도 SNS에 올렸다. 하루가 지난 23일 오후에는 일본에 도착해 일본 팬에게 사인을 해주는 모습도 포착됐다.

무사히 일본에 도착한 것을 보면 우려했던 부상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PSG도 이강인의 몸 상태에 대해 아직 정확하게 공지하지 않았다.

이강인은 지난 21일 PSG 훈련장인 캠퍼스에서 열린 르 아브르와의 프리시즌 첫 번째 경기에서 전반 막판 허벅지를 부여잡고 통증을 호소하며 벤치로 향했다. 더 이상 경기를 소화하지 못한 채 조기에 르 아브르전을 마감했다.

하필이면 이 경기에서 워낙 잘해 부상 아웃은 더 걱정스러웠다. 이강인은 이날 오른쪽 윙포워드로 선발 출전해 전반전 내내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특유의 기민한 움직임으로 상대 압박에서 탈출해 전진하는 플레이로 PSG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창의적이고 정확한 패스로 엔리케 감독의 박수를 받기도 했다. 이적 후 PSG에서 처음으로 소화한 경기였음에도 새 동료들과의 호흡도 좋았다. 특히 오른쪽 사이드백 아슈라프 하키미와의 콤비 플레이가 좋았다. 이강인은 주로 오른쪽에서 활동하며 하키미와 원투 패스를 주고받으며 공을 배달했다. 때로는 중앙으로 이동해 플레이 메이커 구실을 하기도 했다.

이강인의 플레이를 처음으로 확인한 PSG 현지 팬 반응은 뜨겁기만 하다. SNS, 유튜브 등을 통해 이강인의 활약을 조명하는 콘텐츠가 쏟아졌다. 르 아브르전 최고의 활약을 펼친 2~3명 안에 이강인의 이름이 무조건 들어갈 정도였다. 스페인 라리가라는 큰 무대에서 뛰었지만 마요르카는 비인기 구단에 규모가 작아 알기 어려웠던 이강인의 진가를 마침내 확인한 후 고무되는 분위기다.

이제 아시아 투어에서 꾸준함을 보여줘야 한다. PSG는 25일 오사카에서 알 나스르와 맞대결을 벌인다. 28일에는 세레소 오사카, 8월1일에는 인테르 밀란을 상대한다. 3일에는 부산에서 전북 현대와 아시아 투어 마지막 경기를 소화한다.

이강인에게 일본 투어는 중요하다. 주전 경쟁 구도를 확인할 일정이기 때문이다. PSG는 이번 일본 원정에 에이스인 킬리안 음바페를 데려가지 않았다. 음바페는 PSG와 줄다리기 중이다. 재계약 없이 1년 후 계약이 만료되면 이적료 없이 새 팀을 찾아 떠나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다. 반면 PSG는 재계약을 하지 않는다면 당장 올여름 이적하라는 입장이다. 이적료 없이 음바페라는 현역 최고의 슈퍼스타를 이적시킬 수 없다는 방침이 확고하다. 평행선 속 PSG는 1년간 음바페를 경기에 출전시키지 않는 극단적인 방안까지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음바페의 거취가 오리무중인 상황에서 이강인은 자신의 몫을 해야 한다. 엔리케 감독은 주로 4-3-3 포메이션을 활용한다. 이강인은 좌우 윙포워드, 그리고 공격적인 미드필드 두 자리에서 뛸 수 있다. 다재다능한 능력을 보유한 선수라 활용 가치가 높다. 엔리케 감독도 이번 아시아 투어를 통해 이강인의 구체적인 기량과 장단점을 확인해 활용 방법을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확실하게 알려지지 않은 몸 상태가 관건이다. 프리시즌 초반부터 다치면 새 시즌 준비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엔리케 감독에게 눈도장을 찍는 것도 필요하지만 좋은 컨디션을 새 시즌에 돌입하는 것도 그만큼 중요하다.

weo@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