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경무전문기자] “안재현이 탁구 치고 나서 이번에 처음 국제대회에서 우승한 겁니다. 그래서 말이 되는 거죠.”

한국 탁구 레전드 유남규 한국거래소 감독은 31일 소속팀 에이스 안재현(23)의 우승 소식을 전하면서 이렇게 의미를 부여했다.

세계랭킹 53위인 안재현은 30일(현지시간) 체코 하비로프에서 열린 ‘2023 WTT(월드테이블테니스) 피더(FEEDER) 하비로프’ 남자단식 결승에서 33위인 프랑스의 에이스 시몽 고지(28)한테 3-2(8-11, 11-13, 12-10, 11-9, 11-6)로 통쾌한 역전승 거두고 정상에 올랐다.

안재현은 이번 대회에서 유럽 강자들을 연파했다. 8강전에서 34위인 덴마크의 안데르스 린드(24)를 3-1, 4강전에서 30위인 포르투갈의 베테랑 마르코스 프레이타스(35)를 3-0으로 꺾은 것이다.

이번 결승에서도 안재현은 두 게임을 내주며 패배 위기에 몰렸으나 내리 세 게임을 따내는 저력을 보이며 역전우승 드라마를 썼다.

유남규 감독은 “16강전에서 게임 스코어 2-2 상황에서 6-10으로 지다가 안재현이 15-13으로 역전승을 거둔 게 이번에 우승할 수 있는 동기부여가 된 것 같다”며 “16강전이 끝나고 나한테 많이 혼났다”고 털어놨다.

그는 “너무 이기고 싶어 소심하게 소극적으로 하다보니까 내용이 너무 안 나오고 나쁜 습관이 계속 반복이 돼 그동안 성적이 안 좋았다”고 설명했다.

유 감독은 “팀에서 안재현한테 계속 적극적으로 탁구대에 붙어 공격적으로 하는 탁구 스타일을 가르쳐 주고 있는데 8강전부터는 공격적으로 자신있게 했다”고도 했다.

안재현은 만 19세이던 지난 2019년 4월 헝가리 부다페스트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때 예상 밖의 돌풍을 일으키며 동메달 쾌거를 이룬 바 있다.

당시 세계랭킹 157위이던 그는 3위로 만 16세이던 일본의 하리모토 토모카즈를 16강전에서 물리쳐 파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안재현은 부진했고 국제대회에서 한번도 우승하지 못했다.

그러던 안재현은 지난해 11월 창단된 한국거래소 남자탁구단에 에이스로 이적해 유남규 감독의 지도를 받으며 점차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kkm100@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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