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 바이에른 뮌헨 레벨의 팀에서 경쟁은 불가피하다. 김민재도 마찬가지다.

바이에른 뮌헨은 득점력이 부족한 공격이 약점으로 꼽히지만 수비에는 강점이 있다. 특히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김민재가 합류하면서 중앙 수비 라인이 더 견고해졌다. 이적전문매체 트랜스퍼마크트에 따르면 바이에른 뮌헨 주전급 센터백 4명의 시장 가치는 무려 2억3500만유로(약 3293억원)에 달한다. 마티아스 더 리흐트가 7500만유로로 가장 높고, 김민재와 다요 우파메카노가 6000만유로로 동일하다. 뱅자맹 파바르는 4000만유로로 뒤를 잇는다. 하나 같이 독일을 넘어 유럽 전체에서 손에 꼽히는 선수들이다. 프랑스 대표팀 수비수인 파바르의 기량이 부족해 보일 정도로 라인업이 화려하다. 당장 팀 내 경쟁부터 뜨거운 셈이다. 더 리흐트는 김민재의 데뷔전을 본 뒤 “아직 서로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한다. 하지만 김민재도 아주 훌륭한 수비수라고 생각한다. 일단 경기력에 따라 팀 내 경쟁이 발생한다”라며 긴장하는 모습이었다.

토마스 투헬 바이에른 뮌헨 감독은 지난 맨체스터 시티, 가와사키 프론탈레와의 친선경기에서 모두 포백을 활용했다. 원래 스리백도 잘 쓰는 감독인데 2023~2024시즌 주력 포메이션으로는 포백을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4명 중 2명만 선발로 경기에 나설 수 있다는 의미다.

김민재의 경쟁자는 우파메카노가 될 전망이다. 우파메카노는 두 번의 경기에서 모두 중앙 왼쪽에 자리했다. 김민재는 자신의 데뷔전이었던 가와사키전에서 전반전에 중앙 왼쪽을 책임졌다. 파바르, 더 리흐트가 중앙 오른쪽에 섰다. 변화의 가능성도 있긴 하지만 일단 두 명씩 반으로 나뉘어 포지션을 분류할 수 있는 상황이다.

현대 축구에서 중앙 수비의 포지션에는 차이가 크다. 특히 오른발잡이가 왼쪽에 서는 것은 쉽지 않다. 중앙 왼쪽에 자리하는 선수는 주로 레프트백과 공을 자주 주고받는다. 김민재도 가와사키전에서 알폰소 데이비스와 호흡을 맞췄다. 왼발잡이는 이 자리에서 큰 문제가 없다. 원래 왼발을 쓰기 때문에 왼쪽으로 비교적 편안하게 공을 배달할 수 있다. 특히 상대가 압박에서 벗어날 때 유리하다. 몸 바깥쪽으로 빠르게 킥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른발잡이는 한 템포, 혹은 반 템포 느리게 패스를 연결할 수밖에 없다. 상대 압박을 피해 왼쪽으로 이동할 때 불리하다. 이 때문에 왼발잡이 센터백을 무조건 선호하는 지도자들도 많다. 파울루 벤투 전 축구대표팀 감독이 대표적이었다.

김민재는 오른발잡이지만 왼발도 잘 쓴다. 가와사키전에서도 의식적으로 빠르게 왼발로 데이비스에게 패스하는 장면이 자주 나왔다. 심지어 중앙에서 공을 빼앗은 뒤 폭발적인 스피드로 페널티박스 안까지 돌파해 왼발 크로스를 올리기도 했다. 한국 선수의 큰 장점인 양발 사용 능력은 김민재에게도 유효하다.

우파메카노와 가장 크게 다른 점도 여기에 있다. 우파메카노는 김민재에 비해 왼발을 사용하는 능력이 부족하다. 패스는 거의 오른발로만 한다. 템포에서 차이가 발생한다. 물론 우파메카노도 어마어마한 센터백이다. 186cm의 신장에 엄청난 파워, 그리고 스피드까지 보유하고 있다. 다만 지난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 최고의 수비수에 선정된 김민재와 비교하면 안정감은 떨어진다. 특히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레벨로 들어가면 불안감을 노출하는 게 사실이다. 대인 마크에 약점이 있어 프리시즌에도 박스 안에서 흔들리는 모습이 자주 나온다. 바이에른 뮌헨이 구단 역사상 3위에 해당하는 5000만유로를 주고 김민재를 영입한 것도 결국 우파메카노가 믿음을 주지 못한 영향도 있다. 그래서인지 독일 주요 언론에서는 김민재가 우파메카노를 넘어 베스트11에 들어갈 것이라 전망한다. 김민재는 긴장감을 늦추지 않은 채 집중하고 있지만, 제 기량만 발휘한다면 선발 라인업 한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은 매우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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