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포항=황혜정기자] “국가대표로 뽑힌 것을 증명해야 하니까 초반에 많이 쫓기면서 야구를 했던 것 같아요.”

KIA타이거즈 최원준(26)은 올시즌 전역을 앞두고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AG)’ 국가대표라는 큰 선물을 받았다. 군 문제를 이미 해결한 최원준의 전격 발탁에 의구심의 눈초리도 있었다. 그럴수록 최원준은 이를 악물었다.

최원준은 지난 1일 경북 포항야구장에서 열린 삼성라이온즈와 원정경기에서 KIA가 11-8 대역전승을 일궈내는 데 결승타를 뽑아냈다. 이날 성적은 5타수 3안타 4타점 2득점. 만점활약이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최원준은 “몸살 기운이 있어서 배트가 (삼성 선발) 수아레즈의 속구 스피드를 따라가질 못했다.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서 배트를 짧게 잡고 타석에 들어섰는데 그게 안타로 이어졌다. 타격 코치님 조언 덕분”이라고 했다.

4회가 끝났을 때 점수가 2-7까지 벌어졌다. 그러나 최원준은 뒤집을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다고 했다. “진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우리팀 구성원 실력이 워낙 좋기 때문에 따라붙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경기에 계속 집중하다보니, 앞에서 또 형들이 기회를 많이 만들어줘서 내가 처음으로 팀에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최원준은 전역 후 지난 6월 13일부터 팀에 복귀해 경기에 나섰다. 약 2주간의 경기에 나선 6월 한 달간 타율은 0.235(51타수 12안타).

그는 당시를 떠올리며 “2군과 1군은 분위기가 완전 다르다. 그리고 1군에서 내 자리가 보장된 것도 아니니까 원래 내 포지션이 아닌 1루수로 뛰며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 뿐이었다. 또 국가대표로 뽑힌 것을 증명해야 하니까 부담이 많이 됐다. 그래서 초반에 쫓기듯 야구를 했다”고 털어놨다.

마음이 조급한 최원준을 도와준 것은 단장과 코칭스태프였다. 최원준은 “단장님, 감독님, 코치님께서 나와 마주칠 때마다 ‘너 최다안타 3위(2021년·174개)도 한 선수야’라는 식으로 좋은 이야기를 지속적으로 해주셨다. ‘무조건 잘 할 수 있다’라고 해주셨다”라고 밝혔다.

팀 선배들도 그를 도왔다. “(최)형우 형, (나)성범이 형, (김)선빈이 형도 나와 계속 이야기를 나눠주시면서 마음을 편하게 먹게 된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스스로도 ‘초반에 부진할 때 2군에 갔어야 할 성적’이라고 했다. 그는 “그럼에도 감독님께서 나를 믿고 써주셨다. 그래서 보답하고자 연습량을 2~3배 더 가져갔다. 남들보다 일찍 오고, 더 늦게 갔다. 고민도 더 많이 했다. 그렇게 하다보니 심적으론 편안해졌다”라고 했다.

최원준의 최근 10경기 타율은 0.342(38타수 13안타)다. 지난달 25일 NC전에선 마수걸이 홈런도 터트렸다. KIA 리드오프가 그렇게 또 한번 성장통을 겪으며 성장하고 있다. et1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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