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용일기자] 6월 A매치 직후 미국으로 휴가를 떠났다가 지난달 말 입국한 위르겐 클린스만 A대표팀 감독이 열흘도 안 돼 다시 미국행 비행기에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에서 원격으로 업무를 보면서 유럽으로 이동, 유럽파 태극전사 점검을 한다는 이유가 따랐다.

2일 대한축구협회(KFA)에 따르면 클린스만 감독은 생일(7월30일)을 맞아 가족과 함께하기 위해 전날 미국 캘리포니아로 향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미국에 있다가 이달에 2023~2024시즌을 맞이하는 손흥민(토트넘)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등 유럽파 자원을 현장에서 점검하겠다는 계획을 전했다.

아직 확정된 건 아니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당분간 국내로 들어오지 않고 9월 A매치 첫 경기가 예정된 영국 웨일스로 이동해 현지에서 대표팀을 소집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클린스만의 이런 행보를 두고 비판이 지속해서 따르고 있다. 그는 애초 한국 사령탑을 맡을 당시 국내에서 거주하면서 K리거 등 국내에서 뛰는 대표급 자원을 점검하는 것은 물론, 각급 축구계와 소통하면서 한국 축구 전반에 걸쳐 이바지할 것을 약속한 적이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행보는 정반대다. 본격적으로 한국 지휘봉을 잡기 시작한 지난 3월 A매치 2연전이 끝난 뒤 4월 초 미국으로 떠난 그는 이번 계획처럼 유럽파 선수를 점검한 뒤 3주가 지나서야 돌아왔다. 그리고 5월에 다시 미국으로 날아가 ‘원격 근무’를 한 뒤 6월 초 입국해 A매치 2연전을 준비했다. 그 기간 K리거 점검과 옥석가리기는 차두리 어드바이저와 마이클 킴 코치에게 맡겼다.

‘클린스만호’는 지난달까지 출범 이후 A매치 4경기에서 2무2패로 아직 승리가 없다. 특히 지난달 20일 한 수 아래로 여긴 엘살바도르와 경기에서 1-1로 비겨 실망을 안겼다. 클린스만 감독은 엘살바도르전 이후 한 달여 미국에서 휴가를 보냈다. K리그 올스타 브레이크에 맞춰 귀국한 그는 9월 A매치 소집 전까지 국내파 자원을 눈여겨볼 것으로 예상됐지만 또다시 미국행 비행기에 올라 고개를 갸웃거리게 하고 있다.

애초 클린스만호는 안드레아스 헤어초크 수석코치와 파울로 스트링가라 코치, 안드레아스 쾨프케 골키퍼 코치, 로이타드 피지컬 코치 등이 유럽에 상주하면서 유럽파 자원을 집중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그런데 사실상 클린스만 감독까지 해외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고 있다. 유럽파가 대표팀 내 중심이고 이강인, 김민재 등 주력 요원이 올여름 새 팀으로 이적한 만큼 대표팀 수장이 가까이서 지켜봐야할 점은 있다. 그러나 ‘1차 미션’인 내년 1월 아시안컵을 앞두고 지나치게 유럽파에 편중된 시각을 지녔다는 목소리가 따른다. K리그 내에서도 클린스만 감독이 아닌 국내 사정을 잘 아는 차두리 어드바이저 눈에 들어야 대표팀에 갈 수 있다는 인식이 들어서고 있다.

클린스만호는 9월 A매치 기간 유럽 원정으로 2연전을 치른다. 9월 7일 웨일스 카디프시티 스타디움에서 웨일스와 맞붙으며 두 번째 상대는 정해지지 않았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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