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경무전문기자] “안세영은 여자단식에서 세계랭킹 1위에 오르는 등 하늘을 찌를 듯한데, 남자단식은 바닥을 치네요.”

한국 배드민턴의 명암이 엇갈리는 현실을 단적으로 표현해주는 말이다.

2일(현지시간) 시드니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2023 호주오픈’ 남자단식 1라운드(32강). 한국대표팀 남자단식 에이스 전혁진(28·요넥스)은 세계 28위인 대만의 왕쯔웨이(28)한테 1-2(21-15, 14-21, 7-21)로 역전패를 당하며 초기 탈락의 쓴잔을 마셨다.

호주오픈은 BWF 월드투어 슈퍼 500 시리즈. 등급이 낮은 대회여서 세계 정상급 스타들은 대부분 출전하지 않는다.

전혁진은 남자단식 세계랭킹 47위로 한국 선수 중 제일 높다. 여자단식에서는 21살인 안세영(삼성생명)이 올해 7번이나 월드투어 우승을 차지하며 지난 1일 발표된 세계랭킹에서 1위에 오른 상황이다.

한국 배드민턴 대표팀은 지난해 11월 김학균(52)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래, 여자단식과 여자복식에서 특히 빛나는 성적을 내고 있다.

여자복식 세계 3위인 김소영(31·인천국제공항)-공희용(27·전북은행)은 지난주 재팬오픈(BWF 슈퍼 750 시리즈) 결승에서 세계 1위 중국의 첸칭천-지아이판을 2-0으로 잡고 우승하며 기염을 토했다.

이소희(29·인천국제공항)-백하나(22·MG새마을금고)도 최근 코리아오픈과 재팬오픈에서는 다소 부진했으나 지난 6월 인도네시아오픈에서 우승하는 등 승승장구하며 세계 2위까지 올랐다.

이에 반해 남자단식의 올해 성적은 전무하다. 과거 몇년 동안 부상을 겪은 뒤 대표팀에 복귀한 전혁진은 국내무대에서는 성적을 내지만 국제대회에서는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다. 랭킹이 낮아 등급이 높은 월드투어 대회는 나가지도 못한다.

‘자이언트 킬러’로 이름을 떨치던 허광(27)의 존재감이 사라진 지 오래다. 현재 남자단식 국가대표는 전혁진 외에도 세계 107위 이윤규(27·김천시청)와 151위 조건엽(27·국군체육부대)이 있지만 이들의 국제대회 활약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남자단식에서 한국은 지난 2017년, 손완호가 양대산맥이던 린단(중국)과 리총웨이(말레이시아)를 제치고 세계 1위에 오른 적은 있다. 이후 크게 빛을 발하는 선수는 없다. kkm100@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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