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홍성효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기준금리 인하가 지연되고 장기물 발행 확대가 발표되면서, 수익률 하락에 미국 국채 장기물 투자에 나섰던 투자자들의 울상을 짓고 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미국 국채 30년물에 레버리지로 투자하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미국30년국채선물레버리지(합성 H)’는 최근 3개월간 -20.19%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는 전체 ETF 중 가장 부진한 수익률이다. 또한 미국채 장기물에 레버리지로 투자하는 KB자산운용의 ‘KBSTAR 미국장기국채선물레버리지(합성 H)’은 최근 3개월간 -15.67% 수익률을 기록했다.

레버리지 상품이 아닌 ETF 중에서는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미국채울트라30년선물(H)’의 최근 3개월 수익률이 -9.80%로 부진했다. 또한 같은기간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H)’도 -9.36%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상장한 지 얼마 안 된 ETF들도 마찬가지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미국채30년스트립액티브(합성 H)’가 최근 1개월 수익률이 -6.66%를 기록했다.

미 국채 장기물 ETF 수익률 부진은 기준금리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며 미국 장기채 금리 상승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채권 금리가 상승하면 수익률은 하락하게 된다.

앞서 시장은 연준이 연내 기준금리를 인하하며 통화정책을 전환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그러나 물가 불안정, 높은 임금상승률 지속 등으로 고금리 기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미국 국가 신용등급 하락까지 겹치며 미국채 금리가 최고점을 기록하고 있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주 최고 4.189%을 기록하는 등 4%대를 웃돌았다. 지난해 11월 4.224% 이후 최고치다. 30년물도 4.3%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7일 기준 10년 만기 미국 국채금리는 4.096%를 기록 중이다. 아울러 미국 재무부는 재정 적자를 해결하기 위해 3분기 국채 발행 계획에서 장기물 발행 규모를 늘리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채권 ETF 등 관련 상품 수익률도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긴축 종료를 기대하고 채권 투자를 늘려왔던 개인 투자자들도 손실을 피하기 어려워졌다. 개인투자자들은 올해 미국 국채 10년물이나 30년물에 투자하는 ETF 8종목에 5000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채 금리를 밝게 바라보지 않는다. 현대차증권 오창섭 연구원은 “지난 6월초 미국 부채한도 협상 타결로 3분기 미국 국채 발행 물량이 증가함에 따라 수급 측면에서 채권금리 상승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며 “현재 연준은 자산긴축에 따른 국채 보유 잔액 축소를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KB증권 박준우 연구원은 “연준의 자산긴축이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 재무부의 장기 국채 발행이 증가하고, 미국 외 국가들의 자산긴축이 동시에 진행될 경우 미국 장기 국채의 기간 프리미엄이 상승할 위험이 커진다”며 “현재 연준 대차대조표 정책이 잘 작동하기 시작하는 상황이기에 연준은 무리해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유인은 감소할 전망이다. 다만 장기금리는 기대 단기금리와 기간 프리미엄의 합으로 구성되므로, 연준이 기준금리를 더 이상 인상하지 않더라도, 기간 프리미엄의 상승이 장기금리 상승을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shhong0820@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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