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 최종 리허설도 마쳤다. 이제부터 진짜 경쟁이 시작된다.

김민재는 8일(한국시간) 독일 운터하힝의 게네랄리 스포츠 경기장에서 열린 AS모나코(프랑스)와의 프리시즌 친선경기에 선발 출전해 후반전 18분까지 총 63분을 소화했다.

김민재가 후반전까지 모습을 드러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민재는 지난달 29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가와사키 프론탈레와의 일본 투어 프리시즌 친선경기에 선발로 나서 전반전까지만 뛰었다. 이달 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리버풀과의 경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토마스 투헬 감독은 김민재와 마티아스 더 리히트, 다요 우파메카노, 뱅자맹 파바르 등 네 명의 센터백의 출전 시간을 거의 균등하게 분배했다. 프리시즌인 만큼 최대한 비슷한 시간을 소화해 체력과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했다.

이번엔 달랐다. 김민재와 함께 선발로 나선 파바르가 하프타임에 더 리흐트와 교체된 것과 달리 김민재는 후반전에도 18분을 뛰며 더 리흐트와 호흡을 맞췄다.

앞선 두 경기와 달리 경기력은 괜찮았다. 팀 전술상 파바르가 앞으로 전진해 경합하거나 공을 차단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김민재는 폭발적인 스피드로 광활한 뒷공간을 커버하며 상대의 역습을 차단했다. 김민재는 일본 공격수 미나미노 타쿠미와 자주 충돌했는데, 대부분의 싸움에서 김민재가 승리했다. 전반 27분에는 탄탄한 피지컬을 갖춘 모하메드 카마라가 김민재와의 몸싸움에서 밀려 넘어기도 했다. 김민재의 위력을 느낄 만한 장면이었다.

특유의 정확한 패스로 공격의 시발점 구실을 했지만 옥에 티도 있었다. 전반 29분 페널티박스 안에서 안일한 패스 미스를 범해 공을 알렉산드르 골로빈에게 빼앗겼다. 골로빈의 슛은 골키퍼 스벤 울라이히가 막아냈지만 이후 이어진 상황에서 실점하고 말았다. 페널티박스 안에서 위삼 벤 예데르가 내준 패스를 미나미노가 받아 왼발슛을 시도했는데 김민재는 이 슛을 방어하지 못했고, 공은 골대 구석을 정확히 찔렀다. 웬만하면 실수하지 않는 김민재답지 않은 플레이였다.

전반전에 나온 치명적 실수에도 투헬 감독은 김민재를 후반에도 출전시켜 더 리흐트와 호흡을 맞추게 했다. 프리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나온 선택인 것을 고려하면 김민재를 선발 카드로 염두에 두고 있다는 점을 엿볼 수 있다. 김민재를 향한 믿음으로 볼 수도 있고, 후반전까지 소화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테스트였을 수도 있다.

김민재는 6~7월 기초군사훈련을 받은 뒤 지난달 19일 팀에 합류했다. 제대로 운동을 한 지도, 새 동료들과 손발을 맞춘 지도 3주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처음으로 큰 실수가 나오긴 했지만 투헬 감독이 김민재를 향한 신뢰를 쉽게 거둘 수는 없다. 지난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 최고의 수비수로 선정된 김민재가 주전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은 여전히 크다.

바이에른 뮌헨은 13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RB라이프치히와 독일 슈퍼컵 경기를 치른다. 2023~2024시즌 바이에른 뮌헨의 첫 공식 일정이다. 일단 이 경기에 선발로 나서는지, 아니면 벤치에 앉는지에 따라 김민재의 새 시즌 전망이 엇갈릴 수 있다. 원래 독일 주요 언론에서도 김민재와 더 리흐트가 바이에른 뮌헨 중앙 수비 라인을 지킬 것이라 전망했다. 김민재가 선발로 나서는 게 이변은 아니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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