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선더베이(캐나다)=황혜정기자] “또 다른 야구를 맛봤습니다.”

대한민국 여자야구 국가대표팀이 미국 대표팀과 10일(한국시간) 캐나다 선더베이에서 열린 ‘2024 여자야구 월드컵(WBSC)’ 예선 두 번째 경기를 치렀다. 이날 대표팀은 장단 13안타를 허용하며 미국에 0-14로 콜드게임 패했다.

경기 후 대표팀 외야수 안수지는 “미국 선수들이 정말 잘 치더라. 또 다른 야구를 맛봤다”며 혀를 내둘렀다.

이날 1번타자·좌익수로 선발 출장한 안수지는 힘 좋은 미국 선수들의 타구를 잡기 위해 경기 내내 펜스 앞에 붙어 있었다. 안수지는 “잡으려고 펜스에 붙었는데 타구가 이미 펜스를 넘었다”며 헛웃음을 지었다.

이날 안수지가 서 있던 좌선상으로 홈런 1개와 그라운드를 맞고 담장 밖으로 넘어간 2루타 1개, 그리고 펜스를 직격한 2루타 1개가 나왔다. 안수지가 잡으려고 쫓아갔던 3회초 미국 ‘에이스’ 애쉬튼 렌스델의 솔로홈런은 정식 구장 규격인 110m를 훌쩍 넘기는 타구였다고 한다.

안수지는 이날 2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대표팀이 지난 두 경기동안 장단 7안타를 뽑아냈는데 안수지는 그중 2안타를 때려냈다. 안수지는 미국전에서 3회말 1사 1루에서 미국 선발 바움을 상대로 깨끗한 좌전 안타를 뽑아냈다. “빠른 공 대응 훈련 연습 덕분에 안타를 칠 수 있었다. 기분이 정말 좋았다”는 안수지는 “미국 선수들의 공이 정말 빠르고 좋았다. 그래도 속구 타이밍을 보고 노려쳤다”고 돌아봤다.

이날 6번타자·1루수로 선발 출장한 김해리도 미국전에서 공수 활약했다. 내야 플라이를 수차례 잡았고, 1타수 1안타와 몸에 맞는 볼 하나를 기록하며 전타석 출루에 성공했다.

김해리는 “미국 선수들이 빠른 공을 던지니, 레그킥 없이 찍어놓고 치려고 했다. 그 연습을 훈련할 때부터 한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김해리는 “확실히 미국 선수들의 공이 홍콩 선수들의 공과 다르다. 볼 끝도 좋고, 변화구를 자유자재로 던지더라. 그래서 속구를 노리고 들어가 첫 타석에서 안타를 치니, 두 번째로 등판한 좌완투수가 내게 변화구만 던지더라”라고 설명했다.

김해리는 “어제 사실 홍콩에 지고 되게 허무했다. 모두가 허탈해했다. 첫 단추를 잘못 꿴 것 같았다. 그래도 미국과 쉽지 않은 승부겠지만, 한번 열심히 해보자, 할 수 있는 건 다해보자고 다짐했다. 오늘 다행히 실책이 적게 나오고 경기력이 나쁘지 않아 다행이다”라고 했다.

이날 대표팀은 미국 최정예 전력을 만나 실책 2개만 기록하고, 2회와 3회 1실점만 하는 등 전날보다 나은 경기력을 선보였다. 미국은 여성 최초로 미국 마이너리그와 계약한 외야수 켈시아 휘트모어, 여성 최초로 미국 대학 리그 D1에서 뛰는 올리비아 피차르도를 포함해, ‘에이스’ 애쉬튼 렌스델, 알렉스 휴고 등을 한국전에 총출동시켰다.

대표팀은 이들을 상대로 흔들리지 않고 당당하게 버텨냈다. 미국전에서 분위기 반전을 꾀한 대한민국 대표팀은 오는 11일 오전 12시 30분(한국시간) 호주와 예선 세 번째 경기를 치른다. et1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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