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대구=이웅희기자] 대구 한국가스공사가 2023년을 연고지 정착의 원년으로 삼고 개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새롭게 구단주를 맡은 한국가스공사 최연혜 사장은 부임 후 가스공사 창립 40주년에 발맞춰 농구단을 새롭게 탈바꿈시키고 있다.

가스공사는 지난 시즌 정규리그 9위로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이후 코칭스태프 교체에 나서며 농구단 체질개선의 첫 발을 뗐다. 최 사장은 조직 슬림화를 통한 농구단 운영 정상화를 유도하고 있다. 불필요한 직책을 폐지하고 신속하고 명확한 의사 결정구조를 확립해, 구단주와 단장을 포함한 프런트와 선수단의 원활한 소통 체계를 만들었다.

개혁의 골든타임을 놓치면 악화(惡貨)가 양화(良貨)를 구축하는 최악의 상황에 내몰릴 수도 있다. 이를 우려한 최 사장은 개혁의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고 있다. 외부에서 보기에 냉혹하게 보일 수도 있을 정도다. 하지만 선수단의 시각은 달랐다. 가스공사 강혁 감독은 “솔직히 놀랐다. 연습경기를 하려고 수도권을 돌 때 구단에서 숙소를 너무 좋은 곳으로 잡아줬다. 먹는 것도 너무 잘 나왔다. 세심하게 신경써준다는 것을 느꼈다”라며 “외부에서 ‘가스공사가 비용절감만 추진하는 것 아니냐’고 오해를 하고 걱정을 해줬다. 하지만 예전보다 선수단 대우가 훨씬 더 좋아졌고, 선수들도 만족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최 사장은 신임 단장을 선임하는 자리에서 “경기장에서 뛰는 선수가 최우선이다. 따뜻하게 지원해라”라고 말했고, 자신이 한 약속을 지키고 있다.

최연혜 사장은 “가스공사 프로농구단 변화의 주인공은 선수와 팬이다”라는 본인의 신념도 하나씩 이행하고 있다. 구단 이미지 쇄신의 일환으로 한국가스공사의 CI 색상을 반영해 모기업 이미지와의 연관성이 높게 엠블럼을 변경했는데 이 역시 선수들의 의견을 반영해 최종 결정했다. 새 유니폼 역시 선수들의 투표로 1차 시안을 확정하여 이달 말까지 최종 SNS 팬투표를 통해 선수와 팬이 함께 결정하게 된다.

모든 선수들이 가스공사의 일원이라는 자부심과 책임감을 갖고 뛸 수 있는 환경도 조성 중이다. 강혁 감독은 “노력하는 선수들이 많다. 노력하는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고, 누구 한 명이라도 떨어지지 않고, 팀 전체가 함께 갈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려고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새로운 평가 시스템을 통한 공정하고 객관적인 선수 연봉 산정도 선수들에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최 사장 부임 후 객관적인 데이터에 기반 한 연봉 산정 프로그램을 도입했고, 개방형 협상 속에 샐러리캡 사용률이 최저임에도 선수들의 만족도를 높였다. 보수 상위 선수인 일부 고참급 선수들은 삭감 대상에 들어갔지만 프로로서 합당한 결과를 받아들이고 동기부여 속에 오히려 더 열심히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유니폼에 ‘대구’ 네이밍을 사용하는 첫 시즌인 만큼 팬 친화적인 구단으로 거듭나려 하고 있다. 최 사장은 “페가수스를 사랑해 주는 팬들이 있기 때문에 농구단이 존재하므로 팬들의 눈높이를 최우선으로 구단을 운영 할 것”이라며 합리적 운영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 시즌 성적이 하위권으로 떨어지는 과정에서도 관중이 증가하는 팬덤 현상에 감동받은 최 사장은 경영혁신 자구책의 일환으로 20% 예산을 삭감했지만, 선수단 지원은 물론 경기장 시설 개선과 LED 전광판 확대, 경호안전 강화 등 팬 서비스는 더 강화할 계획이다.

지난 15일과 16일 대구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농구 국가대표팀과의 연습경기에도 팬들을 초청해 호평을 받았다. 이틀 간 2,500명 넘는 관중들이 경기장을 찾아 가스공사와 국가대표 선수들의 경기를 지켜봤다. 대구시 최초로 올해 12월 31일 2023~2024시즌 농구영신도 개최하게 됐다. 최 사장은 “대구 팬들에게 보답하고, 함께하는 뜻깊은 자리다. 지자체 및 KBL과 함께 성공적인 행사로 치르려고 한다”고 말했다.

가스공사는 대구 지역 취약계층을 위한 재능기부 및 기부금 전달 행사도 이어갈 계획이다. 일반·특수학교, 유소년 취약계층 대상 일일 농구교실과 단체관람을 후원한다. 사랑의 3점슛, 자유투 성공 개수 등 선수단 성적과 연계한 난치병 수술비 등 기부금 적립 및 집행으로 대구지역 사회공헌 활동도 강화할 예정이다.

새로운 구단주, 새로운 코칭스태프 그리고 새로운 분위기 속에 2023~2024시즌 준비에 여념이 없는 가스공사가 어떻께 변화된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iaspire@sportsseoul.com

◇한국가스공사 최연혜 사장 프로필

▲서울대 독어독문학과 학사/석사

▲독일만하임대 경영학 석·박사

▲한국철도대학 운수경영과 교수

▲한국철도공사 부사장

▲한국철도대학 총장

▲한국철도공사 사장

▲20대 국회의원

▲現 한국가스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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