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경무 전문기자] 이제 1승 남았다. 한국 배드민턴 사상, 남녀 통틀어 첫 세계선수권대회 단식 챔피언 탄생이 눈앞에 다가왔다.

세계랭킹 1위인 ‘셔틀콕 천재’ 안세영(21·삼성생명)이 26일(현지시간) 덴마크 코펜하겐의 로열 아레나에서 계속된 2023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챔피언십 여자단식 4강전에서 3위 중국의 천위페이(25)를 2-0(21-19, 21-15)으로 누르고 결승에 안착한 것이다.

58분 동안의 접전이었으나 빈틈없는 철벽수비에 간간이 기습 스매시 공격을 펼친 안세영 앞에서 천위페이는 상대가 되지 못했다. 안세영은 이로써 천위페이와의 상대전적에서 6승10패를 기록하게 됐다. 올해는 5승2패로 안세영이 우위를 보이고 있다.

안세영의 세계선수권대회 결승 진출은 이번이 처음이며, 2016 리우올림픽 여자단식 금메달리스트인 카롤리나 마린(30·스페인)과 금메달을 다투게 됐다.

세계 6위인 마린은 이날 4강전에서 2위 야마구치 아카네(26·일본)를 2-0(23-21, 21-13)으로 물리치며 올리픽 챔피언의 저력을 보여줬다.

안세영은 마린과 올해 두번 만나 모두 승리해 금메달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지난 1월 인도네시아 마스터스 결승에서 2-1(18-21, 21-18, 21-13), 6월 태국오픈 4강전에서 2-0(21-16, 21-12)으로 각각 안세영이 승리했다.

상대전적에서도 안세영이 5승4패로 우위다. 그러나 방심은 금물이다. 마린은 세계선수권에서도 3차례 여자단식 금메달(2014, 2015, 2018)을 차지한 강호다.

지난 1977년 스웨덴 말뫼에서 시작돼 올해로 28회째를 맞은 세계배드민턴선수권대회에서 한국 선수가 남녀단식 챔피언에 오른 적은 한번도 없다.

안세영은 앞선 8강전에서도 전 세계 1위 오쿠하라 노조미(28·일본)한테 2-1(16-21, 21-10, 21-11)로 역전승을 거두는 등 절정의 기량을 뽐냈다.

안세영은 지난해 도쿄 세계선수권대회 때는 4강전에서 야마구치 아카네한테 0-2(19-21, 12-21)로 져 동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한국은 이번 세계대회 남자복식과 혼합복식에서도 금메달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남자복식 세계 6위 서승재(26)-강민혁(24·이상 삼성생명)은 이날 4강전에서 4위인 말레시이사의 애론 치아-소우이익을 2-0(23-21, 21-13)으로 누르고 결승에 올랐다.

결승상대는 11위인 덴마크의 킴 아스트럽-안데르스 스카룹 라스무센이다. 이번 결승은 두팀의 첫 대결이다.

서승재-강민혁이 우승하면 지난 2014년 코펜하겐 21회 대회 때 고성현-신백철 이후 한국 선수로는 9년 만에 남자복식 월드 챔피언이 된다.

이날 앞서 열린 혼합복식 4강전에서는 세계 5위 서승재-채유정(27·인천국제공항)이 2위인 일본의 와타나베 유타-히가시노 아리사를 2-0(21-15, 21-13)으로 완파하고 결승에 올랐다.

서승재-채유정은 이들 일본조에 그동안 3승6패의 열세를 보였으나 이날은 환상적인 콤비 플레이로 41분 만에 승리를 거뒀다.

서승재-채유정은 지난 2003년 13회 버밍엄 대회 때의 김동문-라경민 이후 20년 만에 한국 선수의 세계선수권 혼합복식 금메달에 도전한다.

결승 상대는 세계 1위인 중국의 정쓰웨이-황야치옹이다. 상대전적에서도 9전 전패로 절대적 열세다. kkm100@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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