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상암=김용일기자] “솔직히 0.1% 기대한다. 상처를 너무 받아서….”

한 달 넘게 침묵하다가 리그 12~13호 골을 쏟아낸 스트라이커 주민규(울산 현대)가 9월 유럽 원정 A매치를 떠나는 국가대표팀 ‘클린스만호’ 발탁 여부 얘기에 이렇게 말했다.

주민규는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 K리그1 28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팀이 0-1로 뒤진 후반 19분과 23분 연속골을 터뜨렸다. 그러나 울산은 후반 추가 시간 서울 윌리안에게 동점골을 허용, 2-2 무승부에 그쳤다. 울산은 19승4무5패(승점 61) 선두 자리를 지키는 데 만족해야 했다.

아쉬운 무승부에도 주민규의 득점포는 반갑다. 그는 지난달 8일 포항 스틸러스와 21라운드 이후 장기간 골 맛을 보지 못했다. 홍명보 감독은 경기 직후 “주민규는 오랜만에 득점했는데 컨디션이 괜찮았다. 다만 이전 팀(제주)과 다르게 한 경기 나가고, 다음 경기에 쉬는 터라 리듬이 다르다. 그 점도 충분히 이겨내고 있지 않나”라고 말했다. 울산은 마틴 아담과 주민규가 거의 번갈아가며 선발로 뛰고 있다. 주민규는 이전 소속팀에서는 붙박이로 뛰었는데, 울산에서 로테이션으로 경기를 소화하는 만큼 컨디션 관리에 한동안 애를 먹었다고 한다.

주민규는 “선발이든 조커든 어떻게 운동하는지 배우면서 보낸다. 그래서 더 올 시즌이 뜻깊은 것 같다”고 했다.

K리그1를 대표하는 토종 골잡이임에도 A대표팀과 연이 없는 그는 28일 발표 예정인 ‘클린스만호’의 9월 원정 명단 얘기에 “솔직히 0.1% 기대한다”며 “그동안 너무 상처를 받아서 그 부분은 마음을 비워놓고 차분하게 기다린다. 욕심을 안 내려고 한다. 되든 안 되든”이라고 했다. 또 “안 되면 부족한 것을 채워나가야 한다. 감독 밑에서 좋은 선수들과 성장하는 게 중요할 것 같다”고 성숙하게 말했다.

2021년 K리그1 득점왕(22골)에 올랐던 그는 “올해는 우승이 더 기쁘고 값질 것이다. 올해 우승하면 다음 시즌엔 욕심을 내볼 순 있다”면서 커리어에 없는 우승 타이틀을 새기는 게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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