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서귀포=박준범기자] 전북 현대 수비수 안현범은 처음으로 제주월드컵경기장을 찾았다.

안현범은 3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29라운드 전북 현대와 맞대결에서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했다. 안현범은 2016시즌부터 제주 유니폼을 입고 지난시즌까지 6시즌을 누볐다. 하지만 이번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전북 유니폼으로 바꿔 입었다. 그리고 맞은 제주와 첫 경기. 안현범이 전북 유니폼을 입고 제주월드컵경기장을 찾은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경기 후 안현범은 승리하지 못한 게 못내 아쉽다. 그는 “승리만 생각하고 왔는데 이길 수 있는 경기를 비기게 됐다”라며 “원래 하던 대로 하려고 했는데, (이)주용이 형이 생각보다 강하게 들어오더라. 정신이 바짝 들었다. ‘전쟁이다’라는 느낌이 들었다. 최대한 신경 쓰지 않으려고 했다”라고 돌아봤다. 제주 팬들은 이날 안현범에게 ‘야유’를 보내기도 했다. 안현범은 “사실 7~8살 되는 아이가 나에게 욕을 하더라.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내가 그정도로 사랑받았던 선수라는 생각을 했다”라고 덧붙였다.

쉬운 경기는 아니었다. 전북은 제주의 수비에 고전했다. 끝내 득점하지 못했다. 안현범은 후반 들어 적극적인 오버래핑으로 오른쪽 측면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그는 “수비를 최대한 열심히 하려고 했다. 계속 수비진과 소통했다. 공격보다 최대한 뚫리지 않으려고 했다. 한 번씩 오버래핑 나갔는데 최대한 무실점 경기를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안현범은 곧장 비행기를 타고 A매치 원정 2연전을 소화한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에 또 한 번 승선했다. 지난 6월에도 승선했던 안현범은 A매치 데뷔전을 치렀지만, 어깨 부상으로 조기 하차했다. 그는 “내 역할은 다른 것이 없다. 많은 걸 배우면서 증명해야 한다. 2번째 가는 거라 처음보다는 긴장을 덜 할 것 같다. 얼굴도 많이 익혔고, 감독님이 무엇을 원하는지도 안다. 다치지 않고 돌아오는 게 큰 목표”라며 “감독님이 자신 있게 플레이하는 걸 원한다. 항상 웃으시고 긍정적이다. ‘즐기라’라고 하더라. 자신감을 많이 북돋아 준다”라고 미소 지었다.

“대표팀에 다시 뽑힐 줄 몰랐다”라고 말한 안현범은 “사실 나는 명단 발표도 몰랐다. 다른 것보다 기회가 한 번 더 온 거니까 잘 살려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다”라며 “몸상태도 좋지 않았고, 복귀 후에도 여러 잔부상이 많았다. 두 달 동안 너무 힘든 시기였다. 대인기피증이 생길 정도다. 지나가는 사람이 나를 향해 욕하는 것 같았다. 이겨내려고 했다. 그라운드에 나가니까 자신감이 생기고 더 잘할 수 있을 거라 믿고 있다”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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