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효원기자] 직업을 갖기 어려운 난민들에게 디자인·공예를 가르쳐 사회적 고립과 자립을 돕는 베를린의 ‘쿠쿨라’(CUCULA) 프로그램이 있다. 이 프로그램은 예술교육의 사회적 영향력을 보여주는 좋은 예다.

우리나라에는 (재)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이 지난해부터 시작한 ‘행복한 공예교육’ 프로그램이 있다. 공예를 통한 작은 경험을 통해 예술에 관한 관심과 이해를 높이고, 취약계층에는 자립에 대한 동기를 제공해준다.

실제로 지난 5월에 시작된 ‘진주실크-한복으로 만나는 K 공예’ 프로그램은 어느덧 10회째를 맞아 막바지 마무리 작업 중이다. 공예인들의 일자리 창출 및 국민 공예 인식 확산을 위한 교육프로그램 ‘2023 행복한 공예교육’의 일환으로 진주공예인협회에서 경력 단절 여성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창업과 취업 연계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한복 만들기를 배운 경력 단절 여성들은 이를 발판으로 일자리에 도전하고 있다.

‘행복한 공예교육’ 사업은 누구나 공예를 일상에서 쉽게 누릴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이 지난해부터 시작한 프로그램으로 올해 2년째를 맞이했다. 전국 권역별로 공예가들과 문화소외계층을 연계해 공예가들의 자생력 제고 및 소외계층의 문화 향유 기회를 확대한다는 취지에 충실한 프로그램들이 펼쳐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전국에서 10개의 수행단체가 140개의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그 결과 440여명의 공예가가 코로나19로 위축됐던 작업 활동을 재개했고 전국의 문화 소외 시민 1653명이 교육에 참여했다.

올해 2회를 맞아 지난 2월 공모를 통해 전국 권역별로 사업을 운영할 11개 단체를 선정했고, 지난 5월부터 전국적으로 공예 교육을 시작했다. 교육은 지역에서 활동하는 공예가 2~6명이 한 팀을 이뤄 각 팀이 문화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프로그램별 10여명을 대상으로 최소 10회차 교육을 실시해 일회성 체험이 아닌 지속적인 문화 향유의 기회를 제공해 공예의 저변을 넓히는 데 이바지했다

특히 행복한 공예 교육이 다양한 문화 취약계층에 공예 교육은 물론 공예 활동을 통한 공예문화와 가치를 경험할 기회를 제공한 것은 물론, 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험의 기회가 적은 전국 군 단위 지역에 문화 체험의 기회를 전해 큰 호응을 얻었다.

(재)나주시천연염색문화재단은 소록도 분교 학생들에게 섬유공예를 가르쳤고, ㈔대한민국기능전승자회는 학교 밖 청소년을 대상으로 전통공예를 가르쳐 공예 정신과 삶의 철학을 동시에 일깨웠다. 서울여자대학교산학협력단은 국제난민을 대상으로 도예 교육을 실시해 문화 차이를 뛰어넘어 소속감을 느낄 수 있게 했다. 진주공예인협회는 합천지역아동센터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평 집 짓기 건축 공예를 실시해 청소년들의 성장을 도왔다. 이 밖에도 퇴직고령자, 다문화가족, 장애인 보호자, 폭력 피해 여성 등 우리 사회에서 사회적∙지리적∙경제적으로 소외된 이들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공예 교육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공진원 관계자는 “2023 행복한 공예교육 사업은 단순 체험형 교육에서 벗어나 참여형 교육을 위주로 공예를 통한 새로운 경험과 자기 표현을 위한 통로 개척이 목적”이라며 “이 사업을 통해 지역과 공예가, 문화 취약계층이 함께 공예의 대중화를 이끄는 행복한 가치 창조자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ggroll@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