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방이동=김동영기자] 한국 여자 탁구의 ‘현재이자 미래’인 신유빈(19·대한항공)이 자신의 첫 아시안게임 무대에 나선다. 사실 더 큰 대회도 이미 치렀다. 올림픽이다. 부담 대신 설렘이 더 크다.

신유빈은 12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선수단 결단식에 참석했다. 새롭게 제작된 단복을 입고 동료 선수들과 함께 자리했다.

2004년생으로 아직 19살 소녀다. 그러나 실력은 나이와 별개다. 한국 여자 탁구의 간판선수로 우뚝 섰다. 어릴 때부터 신동 소리를 들었고, 잘 성장해 국가대표까지 올라섰다.

자신의 첫 번째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있다. 떨릴 법도 했지만, 신유빈은 오히려 웃었다. “결단식에 오니 아시안게임이라는 실감이 난다. 설렌다. 기대도 많이 된다”고 했다. “단복도 너무 멋있다”며 웃었다. 여느 소녀들과 다를 것 없는 모습이다.

책임감이나 부담감이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신유빈은 “메달을 생각하는 것보다, 내가 좋은 경기를 해야 한다.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있다. 그냥 내가 잘해야 한다. 부담감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좋은 경기를 하겠다는 생각만 한다”고 강조했다.

여유에는 이유가 있다. 아시안게임도 메가 이벤트지만, 더 큰 무대를 이미 겪었다. 올림픽이다. 2년 전 있었던 2020 도쿄 올림픽에 출전했다.

메달을 딴 것은 아니다. 단식에서는 32강에서 마무리했고, 단체전에서 8강에 올랐다. 값진 경험을 했다. 이후 올해 열린 세계선수권에서도 출전했다. 개인전 16강에 올랐고, 복식에서는 전지희와 짝을 이뤄 은메달을 품었다.

세계 최고 수준의 대회에 잇달아 출전한 경험이 있다. 19살이지만, 갖출 것은 다 갖췄다.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설렌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신유빈은 “늘 하던 대로, 연습했던 것을 경기에서 완벽하게 보여야 한다. 그래야 중국을 이길 수 있다. 평소처럼 후회 없는 경기를 하면 좋은 결과가 따라오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웃었다.

이어 “기대가 크다. 재미있을 것 같다. 후회 없는 경기를 하자는 생각만 하고 있다. 기회가 찾아온 만큼, 출전하는 모든 종목에서 잘하고 싶다”며 각오를 다졌다.

사실 아시안게임 출전까지 시련도 있었다. 도쿄 올림픽 이후 손목 수술을 받았다. 이에 2022년 대표 선발전을 뛰지 못했다.

아시안게임이 1년 연기되면서 다시 기회를 잡았고, 선발전에서 7전 전승을 거두며 당당히 태극마크를 달았다. 여자 단식, 여자 복식, 혼합 복식, 여자 단체전까지 전 종목에 나선다.

2002 부산 대회 이후 금맥을 캐지 못하고 있는 한국 탁구. 신유빈이 중국을 넘고 21년 만에 금메달을 품을 수 있을까.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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