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항저우=박준범기자] “(김)국영이 형이 은퇴를 안 했으면 좋겠다.”

한국 육상 단거리 간판 김국영(광주광역시청)은 이번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자신의 마지막 아시안게임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는 2010 광저우 대회부터 4차례 아시안게임에 나섰다. 이제껏 메달을 하나도 따지 못했는데, 400m 계주에서 동메달을 따내고 감격했다.

김국영을 필두로 한 이정태(안양시청)~이재성(한국체대)~고승환(광주광역시청)이 계주팀을 꾸려 3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주 경기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육상 남자 400m 계주 결선에서 38초74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38초74는 한국 신기록 타이기록이다.

레이스가 종료된 뒤 취재진과 만난 후배들은 하나같이 김국영의 이름을 꺼냈다. 김국영은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이자 레전드다. 그 역시 쉬운 길을 걸은 건 아니었다. 김국영은 자신의 실패를 교훈삼아 후배들에게 노하우와 경험을 전수해줬다. “이룰 수 있는데 이루지 못한 순간들이 있다. 실패와 실수를 후배들은 반복하지 않았으면 했다”라고 이야기할 정도다.

그래서 더욱 뜻깊다. 고승환은 “(김)국영이 형 은퇴하기 전에 아시안게임 메달 꼭 걸어주고 싶었는데 걸어주게 돼 기쁘다”라며 “경험이 누구보다 많은 선수고 배울 점이 많다. 형의 노하우를 전수 받아 앞으로 자라는 선수들에게 꼭 물려주고 싶다. 우리를 보고 꿈나무들이 더 좋은 기록을 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재성도 마찬가지다. 이재성은 “국영이 형과 태극기를 스타디움에서 흔들 줄은 꿈만 꿨다. 현실로 다가오니까 너무 좋다. 좋아서 말이 잘 안 나온다”라고 잠시 말을 멈추기도 했다. 이정태도 “국영이 형이 은퇴 안 했으면 좋겠다”라고 웃은 뒤 “형이 없었으면 메달을 따기가 힘들었을 것이다. 노하우나 경험, 자신감을 다 알려준다. 도움 많은 도움이 됐다. 한 번만 더 (같이) 뛰고 싶다”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beom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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