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항저우=박준범기자] 한국 육상 남자 400m 계주 대표팀이 무려 37년 만에 동메달이라는 결과물을 얻었다.

남자 400m 계주 대표팀은 3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주 경기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육상 남자 400m 계주 결선에서 이정태(안양시청)~김국영(광주광역시청)~이재성(한국체대)~고승환(광주광역시청) 순으로 달려 38초74로 결승선을 통과, 3위에 올랐다.

금메달은 중국(38초29), 은메달은 일본(38초44)이 차지했다. 1986 서울 대회(동메달) 이후 37년 만에 따낸 어느 메달보다 값진 동메달이다. 더욱이 38초74는 2014년에 수립된 한국 신기록과 타이기록이다.

여기엔 한국 남자 육상 단거리 ‘간판’ 김국영(광주광역시청)의 공을 빼놓을 수 없다. 김국영은 한국 단거리를 오랫동안 책임져 온 장본인이다. 하지만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개인전 출전이 무산되면서 계주를 택했다. 그동안 축적된 노하우와 경험을 후배들에게 아낌없이 전파했다. 김국영은 자신의 마지막 아시안게임 질주에서 첫 메달을 목에 걸며 눈시울을 붉혔다. 동메달을 따낸 뒤 취재진과 만난 김국영은 “마지막 아시안게임이라, 어떻게 보면 스타디움에서 태극기 휘날리는 것도 처음이라”라며 감격스러워했다.

“이룰 수 있는데 이루지 못한 순간들이 있다”라고 자신을 돌아본 김국영은 “실패와 실수를 후배들은 반복하지 않았으면 했다. 계주는 단체 종목이다. 나 자신과 동료들을 의심해서는 안 된다. 나부터 ‘죽기 살기’로 바통을 이어주면 메달과 한국 신기록을 모두 잡을 수 있다고 이야기해줬다”라며 “기록이라는 건 또 깨면 된다. 내년에도 기회가 있다. 여기서 만족하지 않겠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이에 후배들도 화답했다. 고승환은 “(김)국영이 형 은퇴하기 전에 아시안게임 메달 꼭 걸어주고 싶었는데 걸어주게 돼 기쁘다”라며 “경험이 누구보다 많은 선수고 배울 점이 많다. 형의 노하우를 전수해 앞으로 자라는 선수들에게 꼭 물려주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이정태 역시 “(김) 국영이 형이 은퇴 안 했으면 좋겠다”라고 웃은 뒤 “형이 없었으면 메달을 따기가 힘들었을 것이다. 노하우나 경험, 자신감을 다 알려준다. 도움 많은 도움이 됐다. 한 번만 더 (같이) 뛰고 싶다”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beom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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