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 이번에도 물음표가 지워지지 않는 선발이다.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대표팀 감독은 10월 A매치를 앞두고 2연전에 참여할 24명의 선수를 선택했다. 대표팀은 1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튀지니, 1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베트남을 상대한다.

이강인(파리생제르맹)과 정우영(슈투트가르트), 김진수(전북 현대), 김태환(울산 현대) 등이 합류한 가운데 9월에 차출됐던 양현준과 이동경, 안현범, 강상우 등은 명단에서 빠졌다.

최근 K리그에서 경기력이 안 좋거나 컨디션이 저하된 선수들을 호출했다는 점에서 물음표가 붙는 선발이다. 특히 사이드백 김진수, 이기제, 김태환 등 베테랑 선수들의 선발에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 이들은 소속팀에서 정상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김진수는 안면 부상에서 회복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경기력도 완벽하게 끌어올리지 못했다. 김태환이나 이기제도 마찬가지다. 기동력이나 공수 균형감 등 여러 면에서 불안감이 있는 자원들이다. 차라리 아시안게임 대표팀에서 맹활약하는 황재원(대구FC)이나 두현석(광주FC) 같은 선수들을 선발했다면 이해할 수 있겠지만, 이번 선택은 지지받기 어려워 보인다.

여기에 소속팀에서 꾸준히 선발로 나서지만 공격력을 보여주지 못하는 문선민(전북 현대) 등 K리그에서 활약이 미미한 선수들이 대거 포함된 점은 클린스만 감독이 국내 축구를 제대로 살피지 않는 증거로 남을 수 있다. 선수 선발은 전적으로 감독의 권한이지만, 불성실한 태도로 일관하는 상황에서는 어떠한 선택도 존중받기 어렵다.

유럽파를 향한 배려가 없는 것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클린스만 감독은 이번에도 손흥민(토트넘 홋스퍼)과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이강인 등 주요 유럽파를 모두 호출했다. 아시안컵이 3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시점이라 클린스만 감독 입장에선 이들을 모두 불러 조직력을 점검하고 싶어 하는 게 당연하다.

문제는 이들의 몸 상태다. 손흥민은 지난 리버풀전에서도 몸에 이상을 느끼는 모습이 포착됐다. 지난시즌 종료 후 탈장 수술을 한 손흥민은 소속팀에서 강행군을 이어가고 있다. 김민재도 마찬가지다. 김민재는 독일 분데스리가뿐 아니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까지 병행하고 있다. 김민재는 지난달 27일 컵 대회에서 가벼운 부상으로 인해 명단에서 빠지기도 했다. 이강인의 경우 지난 8월 말 근육 부상을 당한 후 아시안게임에 합류했다. 간신히 몸 상태를 회복해 중국 항저우에서 대회에 임하고 있는데, 곧바로 A대표팀에 합류해 무리한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조직력을 끌어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금은 부상을 경계해야 할 시기다. 유럽파는 A매치를 마치면 다시 소속팀으로 돌아가 살인적인 일정을 다시 시작해야 한다. 분명 무리가 갈 만한 상황이다.

그래서 중요한 게 K리그 관찰이다. 월드컵 예선과 아시안컵을 앞두고 폭넓은 엔트리를 구축해 활용 가능한 자원을 확보해야 하는데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9월 A매치를 마친 후 입국했다 5일 만에 다시 미국으로 떠나 빈축을 샀다. 여기에 튀니지, 베트남 같은 약체를 상대하는데 눈에 띄는 실험이나 테스트 없이 준비한다는 점은 클린스만 감독의 직업윤리를 의심할 원인이 될 수 있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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