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항저우=박준범기자] “금메달을 따겠다는 약속 지키고 싶었는데…”

소채원(현대모비스)~오유현(전북도청)~조수아(현대모비스)로 구성된 여자 양궁 컴파운드 대표팀은 5일 중국 항저우 푸양 인후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02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컴파운드 단체전 동메달 결정전에서 인도네시아를 232-228로 꺾었다.

여자 컴파운드 단체전은 정식 종목으로 처음 채택된 2014 인천 대회와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2연패를 차지했다. 이번에 단체전 ‘3연패’에 도전했는데 대표팀은 4강에서 대만에 224-230으로 일격을 당해 좌절했다. 그렇지만 곧바로 이어진 동메달 결정전에서 승리해, 값진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동메달을 따낸 선수들의 표정은 밝았다. 전날 혼성전에서 은메달을 따낸 데 이어 이틀 연속 메달을 확보한 소채원은 “4강전에서 아쉬운 부분이 있었는데 현재에 최선을 다하자고 했다. (오)유현 언니가 끝까지 해보자고 했다.그래서 동메달이라는 결과가 나왔다”라고 말했다.

‘막내’ 조수아도 “금메달을 목표로 했는데 아쉬웠지만 동메달을 목에 걸 수 있어 기쁘다”라며 “언니들이 ‘차분하게, 끝까지’라는 얘기를 많이 해줘서 잘할 수 있었다”라고 공을 언니들에게 돌렸다.

주장인 오유현은 “4강에서 위기가 있었지만 재정비해서 동메달 따게 됐다. 아쉬움이 크지만 무엇보다 값진 동메달이다. 가장 고마운 건 단체전을 함께 뛰어준 동생들”이라며 “우리 실력이 금메달 딸 수 있는 실력이라고 의심치 않았는데 결승에 진출하지 못해서 아쉬움은 남는다”라고 곱씹었다.

그런 오유현은 스승 박성현 전북도청 감독 이야기에 눈물을 ‘왈칵’ 쏟아냈다. 박 감독은 리커브 선수로 뛰다 어깨 부상으로 힘들어하던 오유현을 컴파운드로 전향케한 장본인이다. 상대적으로 어깨 부담이 덜한 컴파운드 종목으로 권유한 것이다. 오유현은 “금메달을 목에 걸어서…”라고 말한 뒤 울컥해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소채원과 조수아가 함께 위로했다. 이후 북받친 감정을 정리한 오유현은 “금메달을 따고 한국에 들어가기로 했는데 약속 못 지켜서 죄송하고, 한국에서 응원해주셔서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beom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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