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항저우=김민규기자]일본에 충격적 패배를 당하며 2006 도하 대회 이후 17년 만에 결승에 오르지 못한 한국 여자농구가 북한을 꺾고 동메달을 획득했다.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상황에서 마지막 자존심은 지킨 셈이다.

5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체육관에서 열린 북한과의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농구 동메달 결정전에서 93-63, 30점 차로 대승을 거뒀다. 박지수는 25점 10리바운드 7어시스트, 김단비는 21점 6리바운드 4어시스트로 승리를 견인했다.

8강에서 필리핀을 93-71로 꺾은 한국은 결승 문턱에서 ‘숙적’ 일본에 58-81로 완패당했다. 북한은 준결승에서 중국에 패하며 동메달 결정전에서 조별 예선 2차전에 이어 다시 한번 ‘남북대결’이 성사됐다. 그리고 한국이 북한을 물리치고 동메달을 목에 건 것.

이날 한국은 1쿼터 거센 압박과 3점슛을 앞세운 북한에 끌려갔다. 박지수의 리바운드를 통한 역습으로 점수를 만회하기도 했지만 1쿼터를 15-21로 6점 뒤진 채 끝냈다.

한국은 2쿼터 압박 플레이를 펼치며 점수 차를 좁혀가기 시작했다. 박지수가 북한의 ‘괴물센터’ 박진아를 잘 막아내면서 득점까지 책임졌다. 2쿼터 4분22초를 남기고 한국은 27-27로 동점을 만들었고, 곧바로 이경은의 3점슛이 터지면서 역전에 성공했다. 한국이 전반전을 40-33으로 마쳤다.

대표팀의 센터 박지수는 전반에만 한국이 올린 40득점 중 절반에 가까운 19득점 6리바운드를 기록했다.

후반 시작과 함께 북한의 맹공에 한국은 동점을 허용했지만, 김단비의 3점슛과 박지수가 연이어 득점에 성공하며 다시 달아나기 시작했다. 한국은 수비 집중력을 발휘, 연속 스틸에 성공하며 득점으로 연결했다. 또다시 김단비의 3점슛 성공. 한국은 공격이 살아나면서 61-44, 17점차로 앞선 가운데 3쿼터를 마쳤다.

마지막 4쿼터. 한국은 마지막까지 공격과 수비 모든 부분에서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3쿼터에 이어 김단비의 3점슛이 꽂혔다. 경기 종료 6분을 남기고 점수 차는 29점이 났다. 사실상 한국이 승기를 굳혔다.

결국 한국이 93-63으로 승리하며 동메달을 땄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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