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항저우=김경무 전문기자] “예전에는 기계처럼 뛰는 스타일이었다면, 지금은 한번씩 멋진 장면이 나오니까, 좀 멋진 장면 한번씩 하는 여유도 생겼어요.”

중국 관중의 일방적 응원에도, 세계 5위 허빙자오(26)한테 2-0(21-10, 21-13) 완승을 거두고 결승에 오른 안세영(21·삼성생명). 그는 경기 뒤 믹스트 존(공동취재구역) 인터뷰에서 시종 싱글벙글 여유있는 표정이었다.

“이길 땐 항상 너무 좋은 것 같아요. 너무 즐겁게 게임을 뛰어서 그런가 오늘은 재밌는 경기가 됐던 것 같아요.”

6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의 빈장체육관에서 계속된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배드민턴 여자단식 4강전. 세계랭킹 1위이자 월드챔피언인 안세영이 중국의 2인자 허빙자오를 43분 만에 완파하고 최소한 은메달을 확정했다.

안세영이 7일 결승 고비까지 넘기면 1994 히로시마 대회 때의 방수현 이후 29년 만에 아시안게임 여자단식에서 우승한 한국 선수가 된다.

안세영은 이미 이번 대회 여자단체전에서 이소희-백하나, 김가은 등과 함께 한국팀의 우승에 앞장 선 바 있다. 이제 한 경기만 더 이기면 2관왕 등극이다.

안세영은 “제가 예상한대로 경기를 풀어나가게 돼서 좋았다. 초반에 스트로크 실수를 하지 않아야 될 부분에서 실수를 하니까, 힘이 많이 들어간 것 같았다. 힘을 빼고 하자 그게 먹혀 점수차를 벌인 것 같다”고 승리의 원인을 설명했다.

승리 확정 뒤 더욱 강렬해진 세리머니에 대해 그는 “내일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에, 결승에 갔다는 생각에 너무 좋아서 그랬던 것 같다”고 했다.

안세영은 오른 무릎이 좋지 않아 테이핑을 하고 경기를 치렀는데 “무릎 크게 신경 안 쓰려한다. 잘 관리하면 좋은 몸상태를 유지할 것이다”며 경기력에 지장에 없음을 비쳤다.

결승 상대는 세계 3위 중국의 천위페이(25)와 20위 일본의 오호리 아야(27)의 4강전 승자다. 이에 대해 안세영은 “그냥 어느 누구든 올라왔으면 좋겠다. 게임 뛰는 자체가 너무 좋기 때문에 경기를 잘 이끌어나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그는 지난해까지는 상대전적에서 열세를 보이던 허빙자오와 천위페이에게 올해 승승장구하는 것에 대해 “(계속 이기니까) 더 신나서 뛰게 되는 것 같다”고 했다.

중국팬들로 가득찬 경기장 분위기에 대해선 “진작 적응했고, 한국분들이 응원해주시니까 부담이 없다”고 했다.

안세영은 “경기에서 부담은 많이 된다”며 “이기고 싶고 잘하고 싶은데 잘 안되면 속상하고 그렇다. 오히려 코치님들이 더 재밌게 해주니까 거기서 부담을 안 느낀다”고 했다. kkm100@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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