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항저우=김민규기자]“8점만 쏘지 말자 다짐했는데…”

‘한국 양궁은 강하다’는 것을 다시금 보여줬다. 한국 여자 양궁대표팀이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리커브 여자 단체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아시안게임 여자 양궁 단체전 ‘7연패’란 대업을 달성했다. 개최국 중국 결승에서 거세게 대항했지만 그뿐이다. 우승은 한국이다.

안산(22·광주여대), 임시현(20·한국체대), 최미선(27·광주은행)으로 이뤄진 한국은 6일 중국 항저우 푸양 인후 스포츠센터 양궁장에서 열린 대회 양궁 리커브 여자 단체전 결승에서 중국에 세트 점수 5대 3(58-58 55-53 55-56 57-54)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여자 리커브 대표팀은 1998 방콕 대회부터 ‘7연패’라는 대기록을 썼다. 양궁이 1978년 방콕 대회에서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입상을 놓쳐본 적이 없다. 리커브 여자 단체전 통산 성적은 금메달 10개,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

시상식이 끝난 후 만난 안산은 “단체전 금메달이 가장 욕심이 나서 잘 준비하고 왔는데, (최)미선 언니, (임)시현이와 함께 경기를 잘 끝마친 것 같아 기분이 굉장히 좋다”며 “잘 이끌어준 미선 언니, 그리고 마지막을 맡아준 시현이에게 정말 고맙다”고 말했다.

이날 한국은 중국과 박빙의 승부를 펼쳤다. 세트점수 3대 3 동점상황에서 맞이한 마지막 4세트, 금메달이 달렸기에 한발, 한발이 중요했다. 이때 안산의 마지막 화살이 8점을 기록했지만, 최미선과 임시현이 차례로 집중력을 잃지 않고 ‘10점’을 쐈다. 이 마지막 두 화살이 결정타가 됐고 중국에 이겼다.

당시를 떠올리며 안산은 “‘8점만 쏘지 말자, 9점 안에만 넣자’는 마음으로 결승전에 임했는데 사실 1·2·3세트 때 점수가 만족스럽지 않은 상태였다”며 “그런데 마지막 세트에서 8점을 쏘니까 굉장히 화도 나고 속상했는데 뒤에서 잘 마무리를 해줘서 다행이라 생각했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그때 속상함을 달래준 막내 임시현의 한마디가 있었다. 임시현이 다가와 안산에게 “언니 괜찮다”고 다독여준 것.

안산의 실수를 만회한 임시현은 마지막 화살이 정말 최고로 긴장됐다. 그래도 다 같이 열심히 운동했으니깐 후회 없이 잘 마무리하자는 마음으로 쐈는데 그게 잘 들어갔다”고 미소를 지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도쿄올림픽 양궁 3관왕’에 빛나는 안산은 대회 개인전 결승에서 막내 임시현과 맞붙는다. 단체전에서 서로를 의지하며 금메달을 합작했지만, 피할 수 없는 한판 승부를 펼쳐야 한다.

안산은 “어떤 경기를 해도 한국이 우승하는 것은 변함이 없다. 부담없이 재밌게 즐길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안산의 ‘2관왕’이냐, 아니면 임시현의 ‘3관왕’ 달성일까, 무대는 만들어졌다. 7일 오전 11시50분(한국시간) 여자양궁 ‘한국 내전’의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kmg@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