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항저우=김경무 전문기자] “우리 (안)세영이 천재형이 아닙니다. 노력형이예요.”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에 딸 안세영(21·삼성생명)을 응원하러온 아버지 안정현씨는 지난 5일 항저우 빈장체육관에서 스포츠서울 기자와 만나 이렇게 말했다.

언론에서 딸을 ‘셔틀콕 천재’라고 하는데, 초등학교 1년 때부터 본격 라켓을 잡게 한 그가 보기에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안정현씨는 부인(이현희)과 함께 배드민턴 경기가 시작되기 전날 항저우에 들어왔고, 매 경기 딸을 경기를 직관하며 열띤 응원을 펼치고 있다.

세계랭킹 1위인 안세영은 7일 열리는 5개 종목 결승에서 맨 마지막 여자단식에 출전해 3위로 항저우가 고향인 중국의 천위페이(25)와 금메달을 다툰다. 올해 상대전적은 6승2패로 안세영의 우위다.

안정현씨는 “세영이가 이기고 올라가니까, 더 힘이 난다. 마음으로 걱정했지만 세영이가 게임 내용을 잘 풀어서 좋았다”며 “개인전(여자단식)에서 우승해 2관왕에 올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그는 항저우가 고향이 천위페이에 대해 “세영이가 결승에서 만날 것에 대비해 노력을 많이 했다”고도 했다.

오른 무릎이 안 좋은 딸에 대해 어머니 이현희씨는 “세영이가 아파도 아프다고 얘기하지 않는데, 무릎 안 좋다고 하면 아픈 것이다. 운동선수 치고 그 정도 고장나야 국가대표다. 세영이가 안고 가야 하는 부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세영 부모는, 후원자 격인 홍성길 광주시배드민턴협회 회장 등과 함께 딸의 2023 저팬오픈과 2023 코펜하겐 세계배드민턴선수권대회 출전 때도 응원을 가 응원을 펼쳤다.

이현희씨는 “세영이가 금메달 따고 애국가 나오니까 진짜 감동이었다. 우리 딸이 정말로 세계적인 선수가 됐구나 해서 감동이었다”고 당시 두 대회 우승 때를 돌아봤다.

안정현씨는 1990년대 아마추어 복싱 선수였으며, 1994 히로시마 아시안게임에도 출전했다. 하지만 메달을 따지 못했다.

안세영이 태어난 전남 나주시 체육회 사무국장으로 일하는 안씨는 “세영이가 여자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딴 것은, 아버지가 못이룬 금메달 한을 29년 만에 풀어주는 것”이라고 했다.

안씨는 “나도 운동을 해봤기 때문에 와이프 만났을 때 자식은 운동을 시키지 않으려 했다”며 “세영이가 어렸을 적부터 너무 활동적으로 노니까, 에너지가 넘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내가 배드민턴 동호인 생활을 시작하면서 애들이 자연스럽게 배드민턴 라켓과 접하게 됐다. 저녁에 동호인 활동을 했는데, 엘리트선수 출신 코치가 세영이 운동을 시켜도 되겠다고 해서, 본격적으로 세영이가 배드민턴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고 설명했다. kkm100@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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