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경무 전문기자] 올해 전영오픈(3월)과 코펜하겐 세계선수권(8월)에 이어 항저우아시안게임(10월)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세계 배드민턴 여왕으로 우뚝 선 안세영(21·삼성생명).

아직 20대 초반인 ‘셔틀콕 천재’의 도전은 끝이 없다. 세계랭킹 1위인 그가 아직 정상에 오르지 못한 메이저대회는 무엇일까?

안세영은 지난해 5월 태국 방콕에서 열린 세계여자단체배드민턴선수권대회인 2022 우버컵(Uber cup)에서 한국팀 우승 멤버다.

한국팀은 당시 중국과의 결승에서 첫 단식에 나선 안세영이 천위페이한테 1-2(21-17, 15-21, 20-22)로 역전패를 당하는 등 출발이 좋지 않았으나, 마지막 5게임 단식에서 심유진이 왕즈이를 잡으면서 종합전적 3-2로 극적인 우승을 일궈냈다.

안세영은 지난 3월에는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대회 중 가장 오래되고 전통이 있는 전영오픈 여자단식 결승에서 중국의 천위페이를 2-1(21-17, 10-21, 21-19)로 꺾고 생애 첫 이 대회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 1996년 방수현 이후 27년 만에 한국 선수로서는 처음 전영오픈 여자단식을 제패한 선수로 한국 배드민턴 역사를 새로 썼다.

그러나 안세영은 지난 5월 중국 쑤저우에서 열린 203 세계혼합단체배드민턴선수권대회인 수디르만컵에서는 한국팀 준우승 멤버에 만족했다.

한국팀은 중국과의 결승에서 혼합복식의 서승재-채유정, 남자단식의 이윤규가 진 데 이어, 여자단식의 안세영이 천위페이한테 0-2(16-21, 20-22)로 패하면서 결국 종합전적 0-3으로 완패를 당한 것.

남녀 선수가 모두 잘해야 정상에 오를 수 있는 세계혼합단체전의 벽은 높았다. 6년 만의 정상 탈환을 노렸으나 실패했다.

안세영은 이어 지난 8월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2023 세계배드민턴선수권(개인) 여자단식 결승에서는 2016 리우올림픽 챔피언인 스페인의 카롤리나 마린을 2-0(21-12, 21-10)으로 누르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한국 선수의 세계배드민턴선수권 단식 우승은 남녀 통틀어 안세영이 처음이었다. 1977년 세계대회가 시작된 이후 46년 만의 쾌거였다.

그리고 안세영은 이번달 열린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는 천위페이를 2-1(21-18, 17-21, 21-8)로 잡고 여자단식 금메달을 차지했다.

안세영은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 획득 뒤 “앞으로 아시안게임, 올림픽,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한번씩 우승해보고 싶다. 목표는 그랜드슬램이다”고 밝힌 바 있다.

그랜드슬램은 원래 테니스에서 나온 용어이지만, 배드민턴에서는 아직 확실히 정립되지 않은 개념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김학균(52) 한국 배드민턴 대표팀 감독은 “전영오픈과 세계선수권, 아시안게임, 올림픽에서 우승한 것을 보통 그랜드슬램이라 할 수 있다”며 “안세영이 내년 파리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내면, 배드민턴 역사상 최연소 그랜드슬래머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배드민턴계에선 중국의 린단이 이른바 ‘슈퍼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남자단식 역대 최고선수로 꼽히는 린단(1983년생)은 2008 베이징과 2012 런던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또 유일하게 세계선수권대회 3연패(2006~2008년)를 달성했다. 전영오픈에서도 4회나 우승했다. 세계남자단체선수권인 토마스컵에서도 중국팀의 4회 우승 주역이다. 수디르만컵에서도 중국팀의 3회 연속 우승에 기여했다.

배드민턴에서는 올림픽을 비롯해, 세계선수권(개인), 아시안게임, 수디르만컵, 토마스컵&우버컵, 전영오픈 등이 메이저대회로 꼽힌다.

한해를 결산하는 왕중왕 대회인 BWF 월드투어 파이널도 있는데 안세영은 이미 지난 2021년 이 대회에서도 우승했다.

안세영한테 남은 것은 이제 올림픽 금메달과 수디르만컵이다.

안세영은 이번 아시안게임 결승에서 오른 무릎 부상을 당했고 병원 진단결과 2~5주 재활기간이 필요하다.

이후엔 대회 출전이 가능하기 때문에 오는 12월13일부터 17일까지 중국 항저우에서 열리는 2023 BWF 투어 파이널에서 두번째 금메달을 노릴 만하다. kkm100@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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