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 축구국가대표팀 ‘클린스만호’의 수비 구성에 어떠한 변화가 찾아올까.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3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아프리카의 튀니지와 A매치 친선 경기를 치른다.

관전 포인트 중 하나는 수비 구성. 지난달 웨일스, 사우디아라비아와 유럽 원정 A매치에서 클린스만 감독은 모두 같은 조합의 포백을 내세웠다. 왼쪽 사이드백으로 이기제가 출전하고 오른쪽에는 설영우가 자리했다. 중앙 수비는 왼쪽에 김민재, 오른쪽에 정승현이었다.

가장 큰 특징은 김민재의 왼쪽 이동이다. 그는 지난 6월 A매치 기간에 기초군사훈련을 받느라 페루, 엘살바도르전에 결장했다. 3월까지만 해도 김민재는 익숙한 파트너 김영권과 짝을 이뤄 콜롬비아, 우루과이전에 출전했다. 김민재-김영권은 파울루 벤투 전 감독 시절부터 오랜 기간 수비의 축을 담당했던 조합이다. 가장 익숙하고 이상적인 조합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변화는 9월부터 시작됐다. 김민재가 왼쪽으로 이동하면서 김영권이 설 자리가 사라졌다. 김영권은 왼발잡이라 오른쪽에서는 활용하기 어려운 자원이다. 오른발잡이인 정승현이 김민재의 파트너로 변신해 2연전을 소화했다. 불안감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대표팀은 두 경기에서 무실점을 기록했다.

김민재를 왼쪽에 두는 게 부자연스러운 결정은 아니다. 김민재는 현재 소속팀 바이에른 뮌헨에서도 왼쪽을 지킨다. 토마스 투헬 바이에른 뮌헨 감독은 김민재를 영입한 후 계속해서 왼쪽에만 배치하고 있다. 사실상 이 자리에 고정됐다고 봐야 한다. 김민재로서는 소속팀과 대표팀에서 같은 자리를 소화하면서 편안함을 느끼고 더 나은 역량을 보여줄 수 있다.

김민재는 오른발잡이지만 왼발도 잘 사용한다. 패스의 템포가 빠르고 커버하는 범위가 넓어 왼쪽에 서든 오른쪽에 서든 문제가 되지 않는다.

관건은 오른쪽에 설 파트너다. 무실점을 기록하긴 했지만 9월 2연전에서 정승현은 몇 차례 패스 실수를 범하는 등 흔들렸다. 이번에도 선발 출전 기회를 잡으면 지난달과 비교해서 안정적인 플레이를 보여줘야 김민재의 짝으로 확실하게 인정받을 수 있다.

좌우 사이드백 구성도 관심이다. 지난달엔 이기제와 설영우가 기회를 얻었다. 설영우는 이번에도 선발 출전이 유력해 보인다. 다만 왼쪽에는 김진수가 가세했기에 김민재와 호흡을 다시 맞추는 변화가 찾아올 수 있다. 김진수도 원래 대표팀 붙박이 자원이라 김민재와 합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

클린스만 감독은 10월 소집 첫날 기자회견에서 경기력, 컨디션이 떨어져 있는 선수를 선발했다는 지적에 관해 “충분히 공감한다”며 “마지막 평가전이지만 지속성, 연속성도 필요하다. 선수 간의 이해관계도 생각해야 한다. 이 팀의 리더들 손흥민, 김민재, 이재성, 황인범의 시각에서 기술 외 부분을 생각해야 했다”면서 주력 선수 능력을 극대화하는 조합을 찾는 데 주력하겠다고 했다.

클린스만 감독의 말을 고려하면 이번 수비 조합은 11월 월드컵 예선과 내년 1월 아시안컵까지 활용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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