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상암=김용일기자] “이강인을 향한 연예인급 환호 놀랍다, 다만 더 겸손하게 더 배고프게.”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아프리카의 강호 튀니지와 A매치 평가전에서 4-0 대승한 뒤 ‘2골 활약’을 펼친 이강인(파리 생제르맹·PSG) 활약을 칭찬하면서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클린스만 감독은 “한 선수에게 집중적으로 많은 환호를 보내는 건 새롭다. 그러나 이강인에게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 이강인이 한국에 오면 축구 선수가 아닌 연예인급 대우를 받는데, 연예인은 골을 넣지 않는다. 더 성장하려면 더 겸손하게, 더 배고프게, 운동장에서 더 열심히 축구에만 집중할 환경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를 포함해 지도자도 도와야 한다.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클럽에서도 지도를 잘 해야 한다. 다만 오늘 이강인은 스스로 배고픔과 축구에 대한 열망, 열정을 운동장에서 보여줬다”고 치켜세웠다.

다음은 클린스만 감독과 일문일답

- 경기 소감은?

너무나 만족스러운 경기다. 기분 좋다. 운동장 나오기 전 선수들에게 지난 사흘간 훈련장에서 보여준 모습을 그대로 보이면 좋은 경기할 것이라고 했다. 정확하게 맞아떨어졌다. 훈련한 대로 운동장에서 다 쏟아부었다. 일대일 상황에서 지지 않았다. 다부지게, 상대보다 강하게 했다. 훈련 때부터 지시한 것이다. 한 경기 한 경기 치르면서 발전하고 있다. 특히 오늘은 선수들이 스스로 좋은 선수라고 느끼게 된 계기가 돼 기쁘다.

- 김민재가 주장 완장을 달았는데.

손흥민에게 휴식을 부여해서 다행이다. 휴식이 필요한 시기였다. 무리할 컨디션이 아니다. 근육 상태가 100%가 아니다. 지난 2주간 (토트넘에서) 경기 출전했는데, 무리가 된 것 같다. 오늘 본인은 출전 의지가 강했는데, 선수 몸이 가장 중요하다. 멀리봐서는 카타르 아시안컵과 (11월) 월드컵 2차 예선에서 건강한 손흥민이 필요하다. 황인범도 오늘 워밍업하면서 근육이 안 좋다고 들었는데, 선수 건강이 우선이다. 곧바로 홍현석으로 (선발 요원을) 바꿨다. 긴장하지 말고 네 것을 마음껏 펼치라고 했는데 너무나 좋은 활약을 했다. 리더 부문에서 김민재는 갖춰진 리더다. 운동장 뿐 아니라 밖에서도 리더 역할을 잘 한다. 모든 행동이 어린 선수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어떻게 운동하고, 관리하고, 어떠한 태도를 보이는지 후배들이 지켜본다. 앞으로 이 팀에서 중추적 리더를 할 선수다. 사실 리더는 이 팀에 많다. 말이 없는 이재성이나 황희찬도 성숙해지고 있다. 어찌됐든 팀이 발전할 요소다.

- 손흥민이 토트넘에서 무리했다고 언급했는데, 구단이나 선수와 소통을 얼마나 했나. 그럼에도 대표팀에 선발한 이유는?

손흥민은 거의 매일 소통한다. 아시다시피 토트넘 구단 관계자는 내가 잘 안다. 감독과도 얘기한다. 오늘 경기에 출전하기를 희망하면서 소집한 것이다. 그렇지 못했는데 매일 소통하는 건 사실이다. 그리고 오늘 4-0 결과가 났지만 튀니지가 4실점할 만한 팀은 아니다. 상당히 강한 팀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2골 정도 더 넣었다고 느낄 정도다. 튀니지가 어떤 생각, 자세를 갖고 운동장에 나섰는지 모르지만 결과에 만족한다.

- 전, 후반 경기가 달랐다. 후반에만 4골을 넣은 동력은?

전반 경기력도 나쁘진 않았다고 본다. 다만 문전에서 세밀함이 떨어졌다. 슛을 몇 번했는데, 유효 슛이 아니었다. 후반 앞두고 선수에게 전반에 좋은 것은 유지하되, 좀 더 저돌적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했다. 특히 상대 측면을 많이 공략하자고 했다. 파이브백을 무너뜨려야 했는데, 상대가 공간을 많이 내주는 만큼 잘 활용하자고 했다. 측면으로 나갔다가 중앙으로 옮기는 동작 등이다. 이강인이 상대를 잘 괴롭혔다. 그래서 (선제골로 이어진) 프리킥도 만들어냈다. 선수들이 잘 이행해줬다. 톱 레벨 경기에서는 사실 정신력이 중요하다. 피지컬, 기술은 우리 선수들 완벽하고 좋다. 간간이 정신력과 자신감을 심어주는 게 내 역할이다. 라커룸에서 그 부분을 강조했다.

- 이강인이 A매치 데뷔골 포함해 멀티골을 터뜨렸는데.

PSG가 영입한 것만으로도 이강인의 가치는 증명된다. 이제 새로운 장이 열린 것 같다. 챔피언스리그도 출전한다. 다른 대회와 비교할 수 없다. 그는 세계 최고 무대에서 매 경기 승리해야만 하는 압박과 부담을 느낄 팀에서 활약한다. 이를 이기고, 즐기면서 성장해야 한다. 한 단계 더 올라설 계기가 될 것이다. 난 경험을 못 했는데, 이렇게 한 선수에게 집중적으로 많은 환호를 보내는 건 새롭다. 그러나 이강인에게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 이강인이 한국에 오면 축구 선수가 아닌 연예인급 대우를 받는데, 연예인은 골을 넣지 않는다. 더 성장하려면 더 겸손하게, 더 배고프게, 운동장에서 더 열심히 축구에만 집중할 환경이 필요할 것 같다. 나를 포함해 지도자도 도와야 한다.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클럽에서도 지도를 잘 해줘야 한다. 다만 오늘 이강인은 스스로 배고픔과 축구에 대한 열망, 열정을 운동장에서 보여줬다.

- 수비형 미드필더로 박용우를 지속해서 두고 있다. 기존 멤버인 정우영 등 다른 자원은?

정우영은 지속해서 체크하고 있다. (사우디로) 이적한 뒤 출전하면서 좋은 경기하는 것을 안다. 다만 박용우를 (6월에) 처음 소집하고 경기에 출전시키면서 그가 얼마나 성장하는지 지켜보는 과정이다. 지금까지 상당히 좋은 활약을 하고 있다. 아쉬운 건 손준호(산둥)의 부재다. 사실 그는 우리가 생각하는 6번, 8번을 소화할 선수다. 전방에 많은 선수를 올려서 공격적인 전술을 가동하면 4명이 위치해야 한다. 그때 2명의 수비형 미드필더가 허리를 보호해야 하는데 손준호가 적합하다. 중국에서 빨리 잘 해결되기를 바란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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