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경무 전문기자] ‘셔틀콕 영웅’의 품격인가?

지난 7일 열린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배드민턴 여자단식 결승에서 오른무릎 통증에도 중국의 천위페이를 누르고 금메달을 따내며 전국민한테 진한 감동을 선사했던 안세영(21·삼성생명).

그가 이번엔 아시안게임 이후 쏟아져 들어온 방송 인터뷰와 연예 프로그램 출연, 광고 섭외 등을 뿌리치고 운동선수로서의 목표를 향해 뚜벅뚜벅 걸어가겠다고 밝혀 다시한번 감동을 주고 있다.

안세영은 지난 13일 자신의 인스타그램(a_sy_2225)를 통해 “아시안게임 이후 정말 많은 분들의 응원과 격려로 또 다른 세상을 경험 중입니다. 한분 한분 답장해 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며 “이번에 잘 마치고 들어오면서 정말 많은 방송 출연, 인터뷰, 광고 등이 들어왔습니다. 너무 감사할 뿐입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그렇지만 여러분들이 아는 안세영은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그저 평범한 운동선수 안세영입니다. 메달 하나로 특별한 연예인이 된 것도 아니고 오늘 하루 잘 이겨나가며 묵묵히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수많은 선수들과 같은, 선수 안세영입니다”고 했다.

안세영은 그러면서 “저의 소식, 저의 모든 것들이 궁금하시어 모든 시간에 함께 해드릴 수 있으면 좋으련만 몸은 하나고 마음은 아직 여리어 이 모든 걸하기에는 힘이 들기도 합니다. 제가 건방질 수도 있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저는 앞으로 도달해야 할 목표가 있으니 묵묵히 한 걸음 한 걸음 걸어가려 합니다. 많은 분들의 응원에 일일이 응해 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고 했다.

그는 이어 “지금은 온전히 치료하고, 휴식을 취하고 싶습니다. 또 다른 목표를 향해 뚜벅뚜벅 걸어가 꿈을 이룬 안세영 시대가 올 수 있도록 응원 부탁드립니다. 혹시 저의 모습이 보고 싶으신 분들은 제가 더 강해져 코트에서 보여드릴 수 있도록, 조금만 기다려주세요”라고 당부하면서 글을 끝냈다.

이와 관련해 김학균 한국 배드민턴 대표팀 감독은 “쇄도하는 인터뷰 요청에 감사하지만, 부상도 당한 만큼 방송 출연 등을 자제해야 한다는 얘기가 대표팀과 소속팀 삼성생명 쪽에서도 나왔다. 그래서 귀국 뒤 (KBS) 9시 뉴스 하나에만 출연한 것으로 안다. 안세영 본인도 절제할 줄 안다”고 귀띔했다.

광주체중 3학년 때 배드민턴 최연소 국가대표로 선발돼 ‘셔틀콕 천재’의 탄생을 알린 안세영. 그는 지난 7월 6년여 만에 마침내 여자단식 세계랭킹 1위로 등극했으며, 2023 코펜하겐 세계배드민턴선수권대회 금메달,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여자단체전 금메달을 포함해 2관왕 등으로 한국 배드민턴 역사에 화려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그는 아시안게임 여자단식 결승 2세트 후반 테이핑을 하고 나온 오른 무릎 통증에 뚝 소리나는 부상에 생겨 경기를 포기할 뻔 했으나 세트스코어 1-1 상황에서 불굴의 투혼으로 3세트를 21-8 압도적 스코어로 따내며 아시안게임의 대미를 장식했다.

안세영은 이후 귀국해 병원에서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을 했고, “오른쪽 슬개건이 부분 파열되고 심한 붓기가 생기고 물이 차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이에 대표팀 담당 트레이너는 “2주간 하체운동·계단 절대금지, 5~6주 재활기간 필요” 등의 의견을 대한배드턴협회에 제출한 바 있다. kkm100@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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