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유다연인턴기자] 허술한 도둑 지혜(엄정화 분)는 거대한 다이아몬드를 훔치다 들통난다.간신히 도망친 그는 ‘한탕’했다는 생각에 기쁨을 감추지 못하지만 이도 잠시뿐. 훔친 다이아몬드가 가품이라는 사실에 절망하고 만다.

절도범죄를 다룬 영화 ‘화사한 그녀’는 평생 허탕만 치던 작전꾼 지혜가 마지막 한 방을 노리는 내용을 담았다. 영화 ‘스파이’(2013), ‘리미트’(2022) 등을 연출한 이승준 감독의 신작이다.

엄정화가 맡은 지혜는 어딘가 어설픈 작전꾼, 즉 도둑이다. 주인공이라면 절대 걸리지 않을 단계에서 걸리는가 하면, 전자기기에 문외한이라 딸 주영의 도움을 받곤 한다. 그러나 주영이 엄마처럼 도둑이 되지 않기를 바라는, 모순적인 마음을 지닌 강한 모성애의 소유자기도 하다.

JTBC ‘닥터 차정숙’과 tvN ‘댄스가수 유랑단’으로 2023년 상반기, 화려하게 부활한 엄정화는 ‘오케이 마담’(2020) 이후 3년만의 영화 복귀작 ‘화사한 그녀’로 2023년 마지막 스퍼트를 가한다.

방민아가 맡은 주영은 모친 지혜의 모든 작전을 돕는 ‘환상의 짝궁’이다. 그는 모친과 같은 ‘작전꾼’ 전철을 밟고 싶지 않지만 허당기 넘치는 모친을 위해 사건에 참여한다. 주영은 지혜를 잡고 싶어 하는 ‘얼굴마담’ 형사 현우(김성식 분)와 데이트하며 지혜 수사의 진척을 알아보는 등 적극적으로 나선다.

그렇게 지혜의 마지막 작전이 시작된다. 목표는 친일파 후손의 금덩이다. 지혜는 SNS 인플루언서 박완규(송새벽 분)에게 유혹의 손길을 뻗어 그의 부친 박기혁(손병호 분)과 만남도 성공한다. 그렇게 지혜는 보물이 숨겨진 지하실에 드나들게 됐지만 금의 행방은 아직 오리무중이다.

지혜의 조력자 조르주, 박기혁의 오른팔 쿠미코(김재화 분), 그리고 지혜의 옛 동료 미자(정영주 분)는 톡톡히 ‘약방의 감초’ 역을 맡았다. 특히 김재화가 맡은 쿠미코는 지혜의 허술함을 곧바로 알아차려 그를 위기에 빠뜨린다.

작품 내내 지혜와 주영의 유대감을 강조한다. 이들이 과거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등장하지는 않지만 누구보다 철없는 엄마와 일찍 철든 딸의 공조는 ‘가족’이라 할 수 있는 뭉클함을 떠올리게 한다. 또, 피도 눈물도 없을 거 같은 기혁은 40대에도 철들지 않은 아들 완규에 큰 애정을 보인다. 가족에 대한 사랑은 눈길을 끄는 장면이다.

코미디 장르인 ‘화사한 그녀’는 ‘웃어!’라고 알려주는 부분이 명확하다. 엄정화가 “편하게 팝콘 드시며 먹을 수 있는 영화”라고 추천한 이유를 알 수 있다. 송새벽의 자아도취에 취한 ‘킹받는’ 연기, 직전까지 차정숙으로만 봤던 엄정화의 ‘허당’ 연기 등 배우들의 열연이 일품이다.

willow6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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